아싸들에게 보내는 응원 - <어디갔어 버나뎃>을 보며

서준수
서준수 · 꿈꾸는 현실주의자
2022/02/13

나처럼 어디에도 속하지 못하는 것 같아서 공허하고 두렵고 쓸쓸하고 외로운 사람이 있을까?

이 영화를 선택한 이유는 매우 단순하다. 넷플릭스에 떠서, 그리고 케이트 블란쳇이 주인공이라서. 살펴보니 엄청난 다작으로 유명한듯 하다. 1997년부터 지금까지 매년 평균 서너편의 영화를 계속 찍은걸 보면 영화에 대한 남다른 재능과 열정이 있어보인다. 

개인적으로는 케이트 블란쳇을 <반지의 제왕>에서 처음 만났다. 수백 년을 살며 지혜와 카리스마를 잃지 않는 엘프계의 여왕으로 영원한 기품과 아름다움의 갈라드리엘의 매력은 이 영화에 열광했던 많은 사람들의 기억 속에 여전히 남아 있을 것이다. 최근에는 <돈 룩 업>에서도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불륜녀이자 일반 사람들의 정서적 공감대가 없는 캐릭터로 전혀 다른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어디갔어, 버나뎃>은 케이트 블란쳇의 하드 캐리로 구성된 영화다. 그만큼 케이트의 연기에 호감을 느낀다면 영화에 푹 빠져들 수 있다. 온갖 자극적이고, 피가 넘치는 하드코어가 난무하는 넷플릭스에서 간만에 잔잔하며, 따뜻한 영화를 만난 것 같아 반가웠다.
버나뎃은 천재 건축가로 미래가 촉망받는 인재였다. 최연소 '맥아더상'을 수상하고, 주변의 여러 건축계의 전문가들마저 독보적이라 평가했던 그리고 여성이기에 더욱 그 상징성이 돋보였던 건축가였다. 어느날 그녀는 감쪽같이 사라졌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잘나가는 훈남 남편과 결혼하며 행복한 가정생활 이면에, 생명줄을 힘겹게 붙잡은 딸아이를 온전히 키워내기 위해 아줌마가 되기로 선택하여 시애틀의 조용한 집에서 살게 되었다.

(여기서부터는 줄거리 소개로 스포가 있을 수 있습니다)

딸의 소원으로 가족끼리 남극 여행을 어쩔 수 없이 약속한 버나뎃은 불만을 죄다 인도의 온라인 가정부 '만줄라'에게 털어놓으며 물건 구매를 시킨다. 온갖 가지 불만사항을 온라인으로 누구에게도 말 못하는 불만을 쏟아내는 버나뎃의 표면적인 환경은 매우 훌륭해보인다. 커다란 저택에 건축가로서 버나뎃의 손길이 가득 담긴 집 곳곳의 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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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 D. in International Relati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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