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네 데카르트 _ 근대 철학의 아버지, 게으른 천재 그리고 사유하는 ‘나’ _ 성찰 4

최하림
최하림 · 철학 이야기
2023/01/08
 
출처: wikipedia
데카르트는 성찰1에서 3까지의 고찰을 통해 몇 가지 ‘명확한’ 사실들을 알게 된다. 우리 주변의 물질적 실체 중 확실한 것이 거의 없다는 것, 사유하는 나 자신이 존재하는 것은 확실하다는 것 그리고 신이 현존한다는 것이 현재 데카르트 체계 내에서 몇 안 되는 명확한 지식들이다. 그중 데카르트는 신이 존재한다는 것을 바탕으로 ‘명석판명한 지각은 그에 대해 항상 참’이라는 명제를 세운다. 그런데 이 신 존재에는 치명적인 모순점이 존재한다. 바로 ‘인식의 오류’ 문제이다.

 

제4성찰: 참과 거짓에 관하여

 

 신은 전지, 전능, 전선한 존재이다. 당연하게도 우리를 기만하거나 속이는 일은 존재하지 않는다. 하지만 우리는 종종, 아니 실제로는 매우 빈번하게 인식적 오류를 범한다. 당장 성찰1에서 언급했듯이 우리는 신뢰할 이유가 없는 대다수의 지식들을 너무도 당연하게 신뢰하고 있었다. 신으로부터 부여받은 판단능력이 오류를 일으키는 것이다. 이는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에피쿠로스가 이야기했다고 전해지는 ‘악의 문제(Problem of evil)’와 매우 유사하다.

 악의 문제는 신의 존재와 악의 존재가 모순된다는 것에서 시작하는 문제 제기이다. 이 논증의 두 가지 전제는 신이 전지, 전능, 전선한 존재라는 것 그리고 세상에는 악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세상에 악이 존재하는데 신이 이 사실을 모른다면 신은 ‘전지’하지 못한 것이고 알고도 막지 못한다면 ‘전능’하지 못한 것이다. 만약 신이 악의 존재를 알고 막을 능력도 있는데 막지 않는 것이라면 신은 ‘전선’하지 않은 것이다. 이를 통해 완전한 존재로써의 신은 존재할 수 없다는 결론이 나온다. 데카르트의 문제 제기는 일종의 인식론적 악의 문제라고 할 수 있다.

  데카르트는 이 ‘인식의 오류’ 문제에 대해 하나의 해결책을 제시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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