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토론 수업 구상

동구리
동구리 · 음...
2022/12/15
안녕하세요, 저는 서울대학교에서 철학을 공부하고 있는 이동구라고 합니다.
작년 겨울에 얼룩소가 처음 시작할 때부터 지켜보다가, 한동안 이곳을 떠나 있었습니다.

저는 지난 7월에 하고 있던 과외를 그만두고, 아래의 글로 구상을 시작한 수업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생각만큼 사람들이 잘 모이지도 않고, 이런저런 고민이 계속 생겨나서 여러모로 답답한 기분입니다. 그러던 가운데 우연히 메일 상자를 열었다가 얼룩소의 소식이 눈에 들어와서, 이곳에서 제가 지금까지 고민해 온 것들을 조금씩 공유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이곳에 다시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앞으로 자주자주 들러서 관점을 나누겠습니다. 모두 잘 부탁드립니다!

독서토론 수업 구상의 동기
이동구
0.
 독서토론 수업의 구상을 시작한다. 

1.
 무사유의 상태는 아늑한 것이다. 무언가 앞에 그 자신이 주어졌을 때, 무사유의 상태에 있는 이는 당연하게도 사유하지 않는다. 대신 사유하는 것은 그가 이미 가지고 있는 답들, 혹은 답을 내놓고 싶어 하지 않는 그의 상태 바로 그것이다. 사유하지 않는 자는 달리 말해 모든 것에 대해 알고 있고 따라서 배울 필요가 없는 자, 따라서 아무것도 하지 않을 수 있는 자이다.
 무사유의 상태는 그러나 병리적일 수 있는 것이다. 눈앞의 살아 움직이는 상대를 고정하여 ‘그 같은 상태에 있지 않을 것’을 허용하지 않는 말하기, ‘하기 싫음’, 무기력의 상태... 이들은 모두 그토록 아늑한 무사유에서 나온다. 무시되어서는 안 될 것들이 간단히 무시되고 그 빈 공간이 매끄럽게 디지털화된다.
 상대를 고정하지 않는 말하기, 알고 있는 답들의 와해를 긍정하고 새로운 것을 쌓아올리기, 목적 없는 것에 기꺼이 참여하기, (‘무엇을 하고 싶음’에서 ‘무엇을’이 제거된) 순수한 ‘하고 싶음’의 상태, 생동하는 자로서 있고 생동하는 것을 느끼기, 달리 될 수 있는 가능성을 달리 되는 실천으로 바꾸기... 이들은 애당초 가능한 것이고, 가능한 것이라면 무엇을 통해 가능해질 수 있으며, 그 방식은 어떤 종류의 것이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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