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세곡
천세곡 · 남들과는 다르게 누구보다 느리게
2022/10/04
가을비 내리는 늦은 밤, 

동보라님의 글을 읽으니 안도현님의 ‘사랑한다는 것’이라는 시가 생각납니다. 

죽어가는 연애 세포를 살려주셔서 감사드리며 시 올립니다. ^^ 


‘사랑한다는 것’

                          - 안도현 -

길가에 민들레 한송이 피어나면
꽃잎으로 온 하늘을 다 받치고 살듯이
이 세상에 태어나서
오직 한 사람을 사무치게 사랑한다는 것은
이 세상 전체를
비로소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차고 맑은 밤을 뜬눈으로 지새우며
우리가 서로 뜨겁게 사랑한다는 것은
그대는 나의 세상을 
나는 그대의 세상을
함께 짊어지고
새벽을 향해 걸어가겠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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