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 증명

새로샘 · 글 읽고 쓰기 즐기는 사람
2022/08/13
존재 증명.

존재 자체로 귀하다. 이 말은 내가 명심하기로 작정한 말이다. 그러나 자존감 확보를 위해서는 간혹 증명이 필요한데, 주부로 살아가는 나로서는 역시 집안의 구석구석을 다룸으로서 확인할 수 있다. 

일단 주방의 난리법석 상태. 정리와 수납에는 신경쓰지 않는 남편의 헛점(?)은 내 존재를 증명할 절호의 기회다. 필요와 동선과 종류를 따라 제 자리 찾아주기, 차종류는 그 종류대로, 그릇은 잦은 쓸모의 유무로, 숫가락 마저도 그 호용에 따라 제 칸에 넣어준다. 큰 그릇, 작은 그릇, 양념과 라면등을 제자리에 정돈하고 신경 쓰지 않으면 안보이는 물때, 조리대 부근의 기름 때를 딱아낸다.

두 번째로는 식사차리기. 외부 음식을 사왔거나 인스턴트로 때웠을 식사를 그다지 규모있고 정갈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나름 식품 영양소 5군을 신경 써서 내보는 식사를 마련한다. 단백질 필수, 머리 회전과 열량에 필요한 포도당과 지방, 비타민과 무기질이 듬뿍 있을 거라 억측하며 오물조물 무친 나물과 샐러드. 제 아무리 아자씨와 짱구가 음식 만들기에 재주가 있다손 치더라도 역시 우리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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