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과 1범에게 전하는 말

홈은
홈은 · 15년차 집돌이
2022/12/02
정규직보다는 계약직이 익숙하고 결혼보다는 1인 가구가 익숙한 청년 친구야, 안녕?

M과 Z는 너무 다른데 MZ세대라는 말로 대충 뭉뚱그려 손가락질당하느라 고생이 많지? 이대남, 이대녀로 규정되기도 하고 '요즘 것들'이라 통칭하며 학교와 직장으로 인간성을 판단하는 꼰대들 때문에 화가 날 때도 많을 거야. 뭐 하나 부족한 부분이라도 보이면 교육을 못 받아서 그렇다는 말도 너무 속상하지? 건국 이래 가장 똑똑한 세대를 두고 도대체 뭐라고들 지껄이는 건지 모르겠어. 예전처럼 졸업하면 모두 취업하고, 취업하면 다들 정규직이던 시절과 많은 것이 달라졌는데 여전히 과거의 관점으로 너를 판단하는 어른들이 많아서 속상하지? 나도 꼰대라서 이야기를 할지 말지를 두고 고민이 많았지만 '라떼'로 시작하는 꼰대의 이야기 말고 20년을 먼저 살아온 '선행 청년'으로 말해주고 싶은 것들이 있어서 편지를 보내. 

외국처럼 갭이어가 있는 것도 아니고 학창 시절 내내 교과서와 문제집에 쌓여 살다가 대학이랍시고 갔는데 입학하자마자 재수나 반수 또는 취업을 준비하는 학생들이 많다면서? 이해해. 좋은 점수로 서열 높은 대학에 진학하는 것이 세상의 전부인 것처럼 말하고 시험 날에는 온 나라가 숨을 죽이는 사회잖아. 네가 무엇을 할 수 있고 어떤 일을 신나게 할 수 있는지를 생각하고 결정할 시간적 여유도 없었는데 어떻게 전공적합성을 알고 진학했겠어. 고민도 하고 싶은 일도 많은 청소년기에 충분히 자신에 대해 생각할 겨를조차 주지 않았는데 이제 어른이니 알아서 하라고 다그치는 사회가 잘못한 것이지 너의 잘못이 아니야. 그저 대충 나랑 잘 맞겠거니 싶은 곳, 어른들이 가면 좋을 것 같다고 하는 곳, 점수에 맞는 곳을 선택해서 갔을 수도 있겠다 싶어. 아니면 적성에 맞는 전공을 찾아서 진학했지만 배워보니 하고 싶은 일과는 거리가 있어서 다른 전공을 선택해야겠다는 결심을 했을 수도 있어. 무엇이든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해.

전과는 네가 알지 못했던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줄 수도 있고 기존 전공에서 배웠던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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