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보다 개가 더 좋다

류주영 · 대나무숲이 필요합니다.
2022/03/21
주말 내내 누워서 생각을 정리해보려고 했지만 잘 되지 않았다.
상처입은 동물이 웅크린 채 연신 상처를 핥아대듯 마음 속 상처를 치료해보고자 했지만 영 소득이 없는 듯 하다.
그나마 위안이 되는 건 아무것도 모르는, 아직까진 먹성좋고 기운 센 늙은 개의 온기와 부드러움과 꼬순내이다.
유튜브에서 본 것처럼 주인의 슬픔이나 우울함을 알고 위로해주는 그런 훌륭한 매너따위 없지만 그냥 존재만으로도 고맙고 위안이 된다.
나를 억지로 꾸미지 않아도 되고, 내가 못난 사람일지라도 개의치 않고 항상 반겨주고 기다려주는 존재.
난 사람보다 개가 더 좋다.
어쩌면 전생에 개였을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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