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의 실수?

진영
진영 · 해발 700미터에 삽니다
2022/04/08
딸아이  다섯살 때.
밖에서 놀다가 들어 온 딸아이 바지가 흠뻑 젖어 있었다. 왜 이리 됐냐고 물으니 울먹이면서,  엄마 나는  남자 아니야?  한다.
엥, 이게 무슨 소리?  그래 넌 여자야. 여자가 얼마나 좋은건데...  그런 소린 이미 소용이 없었다.  참았던 눈물이  팡 터지면서 엉엉 소리내서 울기 시작했다.

왜 나는 남자 아닌데?  남자가 좋단 말이야. 나 남자 할꺼야. 하느님 실수로  여자된거야. 엉엉엉...

아무리 달래도 소용이 없었다.
급기야  엉엉 울면서 방 이쪽에서 저쪽 끝까지 굴러갔다 굴러오고. 또 굴러가고 데굴데굴 굴러다니며 울었다.
하느님이 실수한거야. 하느님이 실수한거야...

알고보니 남자애들이랑 놀다가 다같이 오줌을 누는데  같이 서서 쉬를 하다가 바지를 다 적신거였다.
뭐라고 달래 줄 말이 생각나질 않았다.  5살 짜리에게 무슨말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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