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고 살게 생겼네. 초벌인형 처럼...

진영
진영 · 해발 700미터에 삽니다
2023/07/22
남편은 예상보다 훨씬 늦은 시간에 집에 도착했다.  너무 졸려서 중간에 차 세워두고 한잠 자고 왔다고 한다.
그리곤 어디에 산사태가 났다고 그 난리를 쳤느냐고 어이없어 한다. 전혀 심각하게 생각하지도 놀라지도 않는 태도에, 남편 없는 새 나 혼자 대피하느라 불안하고 무서웠다는 엄살을 떨 기회를 놓쳐버렸다. 엄살 떨어봤자 믿어 줄리도 없겠지만.  그 동안 내가 너무 강인하고 꿋꿋한 모습만 보여줬나 슬쩍 반성 해본다.

빨아서 온 집에 널어 놓았지만 더 이상은 마르지 않는  이불과 요. 베게 껍데기 등에 속을 함께 집어넣으며 그동안 있었던 일들을 간단히 보고하고  허리는? 하고 물어보았다.
"허리는 괜찮아.  근데 너무 더웠어. 55도나 된다니까. 우즈벡은..."
더 이상 꼬치꼬치 묻지도 않는데  한 마디 더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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