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민지의 질병, '제국의 수도'를 점령하다

곽경훈
곽경훈 인증된 계정 · 작가 겸 의사
2023/02/28
<이 질병은 성홍열(scarlet fever), 티푸스(typhus fever), 홍역(measle)과 같은 방식으로 전염한다. 즉, 접촉이 아니라 질병에 감염된 사람이 내뿜은 유해한 공기가 호흡을 통해 폐에 들어가서 감염된다. 그러니까 환자와 단순한 접촉만으로는 감염되지 않는다. 반면에 환자가 내뿜은 유해한 공기를 호흡하면 아주 소량으로도 질병에 걸릴 수 있다. 아시아 콜레라도 같은 방식으로 전염한다고 확신한다. 또, 환자가 내뿜은 유해한 공기가 폐에 들어가지 않는 이상, 다른 방식으로는 해당 물질을 주입해도 감염이 일어나기 어렵다. 따라서 M.포이를 비롯한 젊은 의사들이 바르샤바에서 시행한 실험, 환자의 토사물을 이용하여 질병을 감염시키려는 시도가 실패한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콜레라가 전염병인 것은 확실하나 환자가 내뿜은 유해한 물질이 폐에 들어가지 않도록 방지했다면 단순히 환자의 토사물을 건강한 사람의 위에 주입해서는 질병을 일으킬 수 없다.> 제임스 코플란드, '콜레라의 감염적 특성(Infectious nature of pestilential cholera)', London Medical Gazette, 1846년 9월 18일

전투에서 승리하는 것과 전쟁에서 승리하는 것은 완전히 다른 일이다. 전쟁에서 승리하는 것과 상대 국가를 정복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중요한 전투에서 승리하면 전쟁 자체를 이길 가능성이 커지고 전쟁에 승리하면 유리한 조건으로 상대 국가와 협정을 맺을 수 있다. 하지만 상대 국가를 정복하여 통치하는 것은 생각만큼 만만하지 않다. 해당 국민의 반감을 불식하고 불복종과 반란을 진압하는 과정은 길고 고통스러운 일이 틀림없다. 그뿐만 아니라 식민지를 경영하려면 방대한 관료조직에 덧붙여 교통과 우편 같은 사회간접자본도 갖추어야 해서 막대한 자금이 필요하다. 그래서 '식민지 획득'이 국가의 영광과 명예를 높이는 것에만 도움이 될 뿐, 실질적인 이익은 거의 남기지 못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다만 몇몇 식민지는 막대한 이익을 창출했다. 멕시...
곽경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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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권의 메디컬에세이를 쓴 작가 겸 의사입니다. 쓸데없이 딴지걸고 독설을 퍼붓는 취미가 있습니다. <응급실의 소크라테스>, <응급의학과 곽경훈입니다>, <반항하는 의사들>, <날마다 응급실>, <의사 노빈손과 위기일발 응급의료센터> 등의 책을 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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