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음은 당연하지 않아요! 나이를 거꾸로 먹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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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7/05
출처: 언스플래쉬
사실 좀 의아하게 생각해오던 언어습관이 있습니다. 바로 ‘늙었다’는 단어의 사용인데요, 생각해보면 대학시절부터 누군가는 자신이 몇년 전에 비해서 나이를 더 먹었다며 ‘늙었다’는 표현을 사용했던 것 같습니다. 대학교 3, 4학년이 1, 2학년 후배들에게 인생을 조금 더 살았고 술 많이 먹어서 체력이 달린다며 주름을 잡는 것이죠. ‘늙었다’는 환상은 사실 사회 전반에 걸쳐 일어나는 거대한 현상으로 느껴집니다. 제가 직접 경험한 나이 구간까지는 다양한 이유와 계기로 본인이 ‘늙었다’고 푸념하는 사람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물론 과거에는 저도 ‘늙었다’고 생각하기도 했고, 말하기도 했을 겁니다.

마흔이라는 나이가 특별히 어떤 사회적 의미가 있는 나이가 아닌가 싶습니다. 대화에서 ‘나이’라는 단어의 비중이 높아지고, 수학적으로 어떤 임계점이 되는 것도 아닌데 특정 나이대가 넘으면 삶에서 변화를 꾀하지 못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전제가 깔려있는 것 같습니다. 물론 마흔뿐만 아니라 ‘늙은 나이’는 다양한 이유를 만들어내기 나름입니다. 서른이라 늙었고 서른 초반이라 늙었고 서른 중반이라 늙었고 서른 후반이라 늙었고 마흔이라 늙었고 마흔 초반이라 늙었고 마흔 중반이라 늙었고 마흔 후반이라 늙었고… 왜 다들 자신이 늙었다고 푸념하는 것처럼 느껴질까요? 비교적 관점에서 본다면, 과거에도 이렇게 ‘늙었다’는 관념에 사람들이 깊게 빠져서 살았을까요? 다른 나라는 어떨까요?

해외 경험에 비춰보면 물론 한국이 특별히 ‘사회적 나이’에 민감한 편입니다. 성공한 삶, 행복한 삶, 풍요로운 삶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있고, 마치 게임처럼 나이 몇을 먹으면 무엇을 성취해야 하는가에 대한 암묵적인 합의가 만들어져 있는 것 같습니다. 특정 나이대를 넘으면 더이상 사회적으로 인정받기 어려운 선택지들이 생기는 것 같습니다. 학창시절부터 감옥이었는데, 심지어 그 감옥의 방이 계속해서 좁아진다고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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