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녹색정의당을 옹호하고 있다니
2024/04/05
반론을 받았습니다. 간단하게 쓰려 합니다.
일단 무엇에 반론을 한다는 것인지 잘 이해가 되지 않아 고민이 되었습니다. 사과를 왜 하는지 모르겠다는 주장에 대한 반론이라면 이 사과의 이유가 명확하게 있으며 사과가 필요했다고 주장하는 것일텐데 그런 주장은 아닙니다. 그렇다면 사과를 해야 하는 이유에 대한, 제가 언급한 '기존의 전략'에 대한 비판적 복기의 필요성에 대한 반론이 아닌가 싶습니다. 내용을 보면 녹색정의당이 실패하는 이유는 주요한 지지층인 '청년', 서형우님의 표현을 빌리자면 'MZ'를 대표하는 인적구성을 택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사과를 해야 한다면 그런 구성을 택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사과를 해야 하는데 그렇지 않았다는 게 주요 논지입니다. 통계를 보면 확실히 녹색정의당의 지지계층이 말씀하신 MZ 세대가 주를 차지하는 듯합니다. 한국갤럽에서 나온 3월 4주 조사표를 살펴보죠. 논리를 단순화하자면 1) 가정 : 정당은 자신의 지지기반을 대변해야 한다. 2) 정의당의 주요 기반은 만18~35세의 진보적 성향의 청년들이다. 3) 그렇기에 정의당의 비례대표는 만 18~35세의 청년들을 대변할 수 있는 '청년' 계층으로 구성되어야 한다.("그리고 후보자들은 모두 MZ세대였습니다.", "비례 1번~ 비례 5번 분들의 나이의 합이 아마 원내 정당 중 가장 많은 정당이 된 것 같습니다." 등의 발언을 조합하면 그 세대에 소속되어 있어야 한다는 걸 중시하는 듯합니다.) 4) 하지만 그렇지 못하기에 정의당은 실패할 것이다. 정당이, 그것도 대중정당을 지향하는 이들이 자신의 지지층과 동일한 성질의 인적 구성을 지녀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실패한다는 실로 파격적인(?) 주장입니다. 민주당의 비례대표 순번을 살펴볼까요?
일단 무엇에 반론을 한다는 것인지 잘 이해가 되지 않아 고민이 되었습니다. 사과를 왜 하는지 모르겠다는 주장에 대한 반론이라면 이 사과의 이유가 명확하게 있으며 사과가 필요했다고 주장하는 것일텐데 그런 주장은 아닙니다. 그렇다면 사과를 해야 하는 이유에 대한, 제가 언급한 '기존의 전략'에 대한 비판적 복기의 필요성에 대한 반론이 아닌가 싶습니다. 내용을 보면 녹색정의당이 실패하는 이유는 주요한 지지층인 '청년', 서형우님의 표현을 빌리자면 'MZ'를 대표하는 인적구성을 택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사과를 해야 한다면 그런 구성을 택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사과를 해야 하는데 그렇지 않았다는 게 주요 논지입니다. 통계를 보면 확실히 녹색정의당의 지지계층이 말씀하신 MZ 세대가 주를 차지하는 듯합니다. 한국갤럽에서 나온 3월 4주 조사표를 살펴보죠.
@서형우 말을 정리해서 해주셨으면 제가 좀더 편하게 답변드릴 수 있을 듯합니다.
첫 번째 댓글을 요약하자면 "MZ를 강조"하는 건 그들이 "가장 덜 정파적"이기 때문에 그들을 묶을 "정당성", 달리 표현하자면 "진보적 가치"를 실현시키는데 유리하다는 생각이신 듯합니다. 40대 이상의 세대를 양당제적 대립에 포섭되어 있다 판단하시고 그 이하의 세대들은 그러한 대립으로부터 어느정도 벗어나 있기에 이들에 집중해야 한다는 말씀으로 이해됩니다. 글에서도 말했지만 저는 그러한 관점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장혜영 의원의 활동이 의미 있는 것은 녹색정의당이 추구하는 보편적 가치를 지역의 현안과 잘 연결하여 제시했기 때문입니다. 본인도 인정하신다고 하시면서 여전히 그 관점을 유지하는 건 동의되지 않습니다. 젊은 세대의 호감을 유지하는 건 중요하지만 정당이라는 건 특히 대중정당이고 보편적 이념을 내세우는 정당은 그들만 바라볼 수 없다는 게 제 반론의 요지입니다.
두 번째 댓글에 대해서도 비슷한데요, "그저 두 분이 토론을 통하여 지역구의 현안을 우리 사회가 미래를 위해 추구해야 할 가치들과 연결시키며 풀어내려 했던 모습이 좋았"다고 하신다면 그것이 반드시 세대와 관련되어 있지 않다는 점도 명확하리라 봅니다. 다른 정치인 분들도 그런 걸 계속 시도하십니다. 60대에 접어드신 조천호 선생만 해도 간담회도 했지만 기후위기라는 보편적 의제를 한국에서 어떻게 구현할 것인가를 놓고 화력발전소, 원자력 발전소 등의 여러 문제를 지역의 현안과 연결시켜 대안을 제시하려 노력하시고 계십니다. 좀더 찾아보시면 많이 발견하실 수 있으리라 봅니다. 계속해서 논의가 "MZ세대만이 진보적인 가치를 구현할 수 있다"를 전제로 해서 이뤄지고 있는데요, 저는 그것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당연하게도 MZ세대로 대표자 구성이 바뀌어야 한다는 것에도 동의하지 않는다고 글에서 말씀드린 것이겠고요. 제가 글을 잘 못 써서 그런 것이겠지만 답변이 되지 않은 듯하여 다시 확실하게 말씀드립니다.
마지막 문단에서 말씀드렸다시피 저는 "진보정당은 진보적인 가치를 추구하는 정당"이며 그렇기에 "가치의 추구에 직접적으로 다가설 수 있"는 MZ세대만이 녹색정의당의 지지기반이 될 수 있다는 주장에 동조하지 않습니다. 그래서는 안된다 봅니다. 그렇게 주장하시는 것 자체가 녹색정의당의 실패 이유를 잘 보여주고 있다고 봅니다. 서형우님처럼 생각하시는 분들이 의외로 적지 않기에 녹색정의당이 쇠락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는 말입니다. 다른 비평가가 어떻게 생각했든지는 별로 중요하지 않은 듯합니다. 저는 거기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장혜영 사례를 중시하며 자세히 푼 건 그래서입니다. 애초에 정의당이 청년정치인을 무시했다면 류호정, 장혜영이 비례 1, 2번을 받았을 리가 없겠지요. 그것과 별개의 문제로 보입니다.
마지막 세 번째 댓글에 대해서는 서형우님이 말씀하신 건 이것입니다. "마르크스주의자이신 혁명읽는 사람 얼룩커님은 사회적 계급이 가장 중요하게 보이실 수 있겠지만, 저는 정치는 사람의 마음을 건드리는 영역이며, 그것은 계급적이면서도 감성적인 측면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여기서의 "감성적인 측면"은 일반적인 의미의 "사람의 마음은 건"드는 일차적인 의미에서 사용되고 있습니다. 제가 '정동'이라는 개념을 언급하는 바람에 무언가 혼란이 생기신 듯한데, 저는 말씀하신 그 의미에서 사람의 마음을 건드리는 건 다양하게 이뤄질 수 있기에 반드시 세대와 연결될 필요가 없다는 의미입니다. 본인이 동의하지 않는 가치 혹은 세대의 사람을 제시한다 해서 마음이 동하지 않는 게 아니니까요.
정치적 정당성 얘기는 왜 나온지 모르겠네요. 제 글에 "정당성"이라는 표현 자체가 들어간 적이 없습니다. 정당성에 대한 추구가 정동하고 연결될 이유도 없습니다. affect를 스피노자적인 의미에서 외부의 사물에 의한 몸의 변화와 그 몸의 변화가 야기한 정신의 변화를 아울러 지칭하는 개념으로 이해한다면 정치적 정당성과 정동이 연결될 필요는 없겠지요. 정치적 정당성은 다른 차원의 논의입니다. 오해가 생긴 듯하여 말씀드립니다.
좋은 하루 보내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진보정당 운동이 지지세를 잃어가고 있는 현상에 대하여서 당 내의 청년정치인이 주목받지 못하고 있는 것과 연결시킨 것은 저 혼자만의 분석도 아닙니다. 박성민 정치컨설턴트와 윤태곤 정치분석가의 의견도 비슷한 것 같습니다. 이에 대해서는 장혜영 의원이 나온 정치 스토브리그 37화를 참고하셔도 됩니다.
참, 제가 말하고자 한 것은 요즘 유행하는 정동 개념은 아닙니다. 사회학 연구자들, 특히 제가 개인적으로 좋아하고 제 논문 심사자이시기도 한 김홍중 교수가 타르드를 강조하면서 정동 개념을 많이 가져오시긴 하시죠. 그런데 저는 정동 개념을 공부한 바 없습니다.
제가 말한 에브너 코헨은 1960~70년대쯤에 활동했던 영국의 사회인류학자입니다. 저는 부르디외의 문화자본론만 강조하느라 창작자들이 창작물에 담아내고자 했던 문제는 못 보는 사회과학계의 풍토를 비판적인 시선으로 보기 위해 오래된 텍스트인 이차원적인 인간을 가져왔습니다. 상징적인 차원과 정치적인 차원은 간단히 통합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해서요. 김홍중 교수는 이에 대해 다른 의견입니다. 부정자본론이라는 논문이 있죠. 저는 같은 것을 다른 각도로 분리를 해야 한다는 입장에서 문학장과 자기배려의 가능성을 이야기했습니다. 허접한 논문이지만요...
그리고 정당성에 대한 추구는 정동 개념이 아니라 그냥 정치적 정당성의 문제입니다.
또한 저도 혁명읽는 사람과 한 살 차이가 나는 92년생으로 30대입니다. 저도 이미 현실적인 문제와 많은 연관성이 있습니다. 그렇기에 다른 정당들의 공약에도 눈이 가게 되죠. 진보정당은 진보적인 가치를 추구하는 정당이라고 생각합니다. 가치의 추구에 직접적으로 다가설 수 있는 이들을 공약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3월생이라 만으로 32세인데요, 아직까지는 다른 문제보다도 가치의 문제가 더 중요하다고 느껴진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마포구의 인구 구성을 알지 못합니다. 그저 두 분이 토론을 통하여 지역구의 현안을 우리사회가 미래를 위해 추구해야 할 가치들과 연결시키며 풀어내려 했던 모습이 좋았음을 말씀드립니다.
또한 문동은 씨가 당연히 청년 이슈만 이야기하지 않았으리라 생각합니다. 정의당에서 그런 국회의원을 보신 적이 있나요?
녹색정의당이 지속되기 위해서는 대표자 구성이 바뀔 필요가 있다고 느낍니다. 그것이 제가 생각하는 글에 담아내고자 하는 전부였습니다.
충분한 답변이 되었습니다. 무엇에 반론을 제기해야 할 줄 모르겠다고 느끼는 글을 쓰게 되어 난처하셨던 점 이해합니다. 앞으로는 적절한 이야기를 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제가 MZ를 강조하는 것은 대한민국의 특수한 정치적 환경에 따라, 가장 덜 정파적인 M과 Z를 엮어서, 우리들 나름의 정당성을 이야기해야, 정치가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지금의 정치는 정파성에 갖혀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40~80대까지는 고정적인 정치성향을 가지고 있죠. 그리고 뉴미디어 시대의 도래와 함께 그들은 고정된 지지층을 과격한 지지층으로 바꾸어놓고 있습니다.
또한, 제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한국의 정치가 정파성에 사로잡혀 정당성을 잃어버렸다는 데에 있습니다. 그 관점이었던 것 같습니다.
각 지역구의 상황을 면밀히 말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는 그것보다는 거시적으로 문제를 지적하고 싶었습니다. 젊은 정치인을 우대하지 않는 듯한 느낌에, 젊은이들이 호감을 유지하기가 쉽겠느냐는 당위적인 차원에서의 반론이었습니다. 그렇기에 녹색정의당이 현재 당면하고 있는 지지율 저하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사과를 한 것 같으나, 그 사과가 지지율 회복으로 이어질지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그것이 저의 글의 요지였고, 그에 대해서는 혁명읽는 사람님의 충분한 대답을 들은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