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만
박진만 인증된 계정 · alookso 에디터
2021/11/19
말씀하신 것처럼 유명한 작품들은 대개 첫 문장들부터 딱! 읽고 싶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저도 가슴 속에 품고 다니며 애정하는 첫 문장(들)이 몇개 있어 함께 나눠보고자 합니다. 문학은 아니지만요! 

비가 내린다. 그러니 이 글이 우선 비에 관한 글이 되기를. 
- 알튀세르 ‘마주침의 유물론이라는 은밀한 흐름’ 

네, 저는 비가 내릴 땐 비에 관한 이야기를 하는 것을 좋아하고 밥을 먹을 땐 식탁에 놓인 밥에 관한 이야기 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밥 먹을 때 일 얘기 하는거 질색이에요) 굉장히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로다’같은 문장이지요. 언뜻보면 그냥 아무말 같은 소리지만 한 번 가만히 생각해 봅시다. 우리는 비가 내릴 때 얼마나 비에 관한 이야기를 할까요? 비 때문에 오늘 출근길 차가 막히지는 않을지, 이따 퇴근 후에 바깥에서 운동을 하기로 했는데 왜 하필 오늘 비가 내리는 건지,, 비가 어디서 왔는지, 비가 어떤 파장을 일으킬 것인지 사고해야만 직성이 풀리는 강박에 시달리고 있지는 않을까요? ‘비’라는 자연현상은 그저 아무렇게나 내리는 것 뿐인데 우리는 그 비에 관해 온전히 사유할 시간을 충분히 보장받지 못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조금만 더 이어서 읽어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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