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적(笛跡)
적적(笛跡) · 피리흔적
2023/01/28
엄마가 새색시 두 분은 작은방에 부엌 하나가 딸린 집에서 신혼을 보내셨고 무뚝뚝한 경상도 남자였던 아빠는 매일 야근하고 늦은 퇴근을 하셨다고 합니다.
그날은 무더운 여름이었고 부엌에 쪼그려 앉아 목욕하셨다고 합니다. 그때 그렇게 조용히 물을 끼얹고 계시는데 갑자기 길고양이가 부엌으로 들어왔다고 해요 아마 서로 얼마나 놀랐는지 벌거벗은 엄마는 바가지를 세차게 흔들며 그 눈에서 푸른빛이 도는 짐승을 쫓으려 했고 나갈 길을 찾지 못한 길고양이는 하악질을 하며 대치하다가 엄마가 벗은 몸으로 부엌문을 열자 빠른 동작으로 도망간 후로 고양이를 너무 싫어하시게 되었다고 얘기하셨어요.
   
그리고 처음 고양이를 키울 때도 엄마는 별로 달가워하지 않으셨고 고양이가 무지개 다리를 건너고 나서야 이젠 다시 고양이를 키우지 말...
얼룩패스
지금 가입하고
얼룩소의 모든 글을 만나보세요.
이미 회원이신가요? 로그인
언제나 겨울이었어
2.5K
팔로워 794
팔로잉 88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