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반의 가을 소풍
2022/11/15
온이가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한 말은 “서우 언니 부러워”였다. 온이는 아직 몸을 일으키기 전이었고, 그 목소리를 들은 고양이만 서온이 발아래에서 고개를 들어 올렸다. 뭔 소리고 싶은 듯 고개를갸우뚱했다. 온이는 여전히 누운 채 잠꼬대처럼 “서우 언니 부러워”를 반복했다. 자기도 언니 친구생일 파티에 가고 싶다는 뜻이지 싶었다.
나는 웃겨서 남은 잠이 달아났다. 그 길로 물 한잔을 마시고 후드티를 걸친 채 동네 빵집을 향했다. 너무 일찍 가서 그런지 빵집에 빵은 없고, 굽는 냄새만 가득했다. 냉장 매대에서 먹을 만한 것을 골랐다. 닭가슴살 샐러드, 작은 샌드위치가 네 조각 들어있는 팩 하나, 잉글리쉬 머핀 하나, 모닝빵 한팩을 골랐다.
돌아와서 먹을 준비를 했다. 내가 커피 메이커에 물을 붓고 커피를 내리는 동안 아내는 식탁에 접시를 두고 포크를 준비했다. 아내는 나무 스푼으로 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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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 비정규직 교사. 김해에서 10년째 ‘좋아서 하는 카페’를 운영하고 있다. 낮에는 커피를 내리고, 밤에는 글을 쓴다. 2019년부터 2년 동안 <경남도민일보>에 에세이를 연재했다. 2021년에는 『너를 만나서 알게 된 것들』을 쓰고, 2022년에는 『세상의 모든 청춘』에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