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여전히 아름다웠지.

적적(笛跡)
적적(笛跡) · 피리흔적
2024/05/31
날짜를 헛갈리는 제겐 흔한 일입니다. 요일은 두말할 나위도 없겠죠. 이런 말을 제법 뻔뻔하게 하는 이유는 혼자서 생각하고 혼자서 실망하므로 어떤 피해도 주지 않기 때문입니다. 
   
두 번째 오월의 마지막 날입니다. 마지막으로 하루를 더 얻은 셈이며, 금요일이어서 민망함을 견딜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지난주 토요일은 퇴근하고 점심을 간단히 먹은 뒤 지쳐 잠이 들었습니다. 잠깐 자는데 친구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목소리가 가라앉았다고 해서 잠이 들었다고 했습니다. 저녁 시간이 다 되었다고 해서 말 잘 듣는 아이처럼 곧바로 일어나 다시 저녁을 먹었습니다. 그리곤 다시 밥 한 끼를 덜 먹은 운동부 선수처럼 다시 잠이 들었습니다. 
   
어둠 속에서 불도 켜지 않은 채 잠이 들었다 깨고 보니 순간, 월요일 새벽 같은 기분에, 주말 동안 잠만 잤다는 절망감에, 다시 잠이 들려고 애쓰다가 핸드폰을 보니 토요일 7시였습니다. 
   
갑자기 내게 남은 마른 빵조각 같은 토요일 밤과 온전히 남아있는 촉촉한 일요일이 너무 소중해져서 옷...
얼룩패스
지금 가입하고
얼룩소의 모든 글을 만나보세요.
이미 회원이신가요? 로그인
언제나 겨울이었어
2.5K
팔로워 794
팔로잉 88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