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essay)- 몇 사람이면 될까?

남진열
남진열 · 뮌헨살이
2023/06/18
출처: https://blog.kt.com/77
매일 아침 8시면 전화벨이 울린다. ‘따르릉, 따르릉, 따르릉’, 정확히 세 번이다. 그리고 전화는 이내 끊긴다. 세 번의 전화벨 소리는 사실 암호다. ‘저는 오늘도 살아있습니다. 하루를 시작합니다. 좋은 하루되세요.’ 
   
한국의 두 대학교에서 국어과(1957년)와 음악학과(1961년)를 졸업하신 후 피아노 전공을 위해서 1962년쯤 뮌헨으로 유학을 오신 한 어르신의 전화벨 소리다. 자신이 살아있음을 그렇게 매일 아침마다 전화벨로 알려오셨다. 1년, 2년, 3년, 4년, 5년. 그 생명의 전화벨 소리는 그 긴 시간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울렸다. 그러다 어느 날 멈췄다. 
출처: https://goose500.tistory.com/237
요즘 가끔 책을 버린다. 한국이라면 알라딘 중고서점의 도움이라도 받을 텐데 뮌헨에선 책을 줄 사람도, 장소도 찾을 수 없기에 자꾸 버리게 된다. 지금은 종이책의 인기가 시들하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책이 이미 30년 전의 책이라 누구에게 주기도 민망하다. 그러다 보니 오늘도 어디 버릴 책이 없나하고 책꽂이를 보다가 매일 아침 8시면 전화를 주셨던 그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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