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를 잃은 아이를 위한 정조의 솔루션, 『자휼전칙』

박영서
박영서 인증된 계정 · 울고 웃는 조선사 유니버스
2023/05/04

1895년, 조선의 어린이들. (KOFICE)
   
어린이날, 부모님은 죽어가고 어린이는 신나는 날이 다가왔습니다. 불행히도 올해는 전국적인 비 예보가 있네요. 아마 전국의 박물관과 아쿠아리움에 사람이 미어터지는 날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저는 어린이날에 딱히 어딘가를 가본 기억이 별로 없습니다. 그래서 어린이날에 부모님과 함께 어딘가를 다녀왔다는 친구들의 이야기가 끓어오르는 질투를 참을 수 없던 기억만 강하게 남았지요. 제가 어쩌다 다른 어른들께 이런 이야기를 드리면, 그분들은 “지금도 부모님이 안 계셔서 홀로 어린이날을 보내는 아이들을 생각해보라.”라고 말씀하시곤 했습니다. 물론 타인과의 비교를 통해 스스로의 안위를 찾는 방법은 적절한 방식이 아니지만, 그래도 그 말씀들 덕분에 저를 떠나 다른 이들을 생각해보는 시야를 갖추게 되었지요.
   
이처럼 부모님이 돌아가셨거나, 부모님을 잃어버렸거나, 부모님이 양육하기를 포기한 아이들이 세상에는 너무나 많습니다. 그 아이들을 생각하면, 어린이날을 빨간 날이라고 마냥 좋아할 수만은 없는데요. (물론 저는 킹갓백수라서 빨간 날이 별 의미 없지만요!)
   
에버랜드 가고 싶다고 이래봤더니 진짜로 혼자 집에 가신 우리 어머니,,,
그런데 조선에서도 유기아(遺棄兒) 문제는 심각한 사회문제였습니다. 조선이 꿈꿨던 나라는 안전하고 튼튼한 공동체의 나라입니다.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자급자족이 가능한 안전한 마을 공동체로 구성된 나라였죠. 그 마을 공동체의 기반을 이루는 것이 곧 편안한 가족 공동체였고, 따라서 유기아 문제는 가족 공동체의 복원이라는 측면에서 중요하게 다뤄지는 주제였습니다. 조선 초기의 법전, 『경국대전(經國大典)』에는 이런 조항이 있지요.
   
집을 잃은 아이는 양육하기를 원하는 사람에게 책임을 지워서 맡기고 관아에서 옷감을 지급한다. 10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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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사를 유영하는 역사교양서 작가, 박영서입니다. 『시시콜콜한 조선의 편지들』, 『시시콜콜한 조선의 일기들』, 『시시콜콜 조선복지실록』을 썼으며, 딴지일보에서 2016년부터 역사, 문화재, 불교, 축구 관련 기사를 써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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