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자주 볼 수 밖에 없는 한국사람이 있다.
그 사람은 호주에 온 지 세달정도 되었다고 한다.

되게 착해보이고 얌전하고 조용하지만
호기심도 많은것 같고 모르는 사람들이 
말을 걸어도 대답도 잘 해 주고 
마음을 잘 여는 사람같다.

나도 한국사람이라서 어떤 상황에
잠깐 잠깐 눈빛만 봐도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 알 것 같지만 
그 사람과 한번 대화하고 
더 가까워질수 없었다.

내가 호주에 온 지 얼마 안 된 
외국인들을 겪으면서도 느꼈던 것을
이 사람에게서 더 강하게 느꼈다.

호주사람들이 우리에게 하는 
질문은 늘 정해져 있는데 
그런 귀찮고 인종차별적인 질문들에도 
친절하게 설명해주는 그 사람을 보며 
많은 생각이 들었다.

내가 호주에서 산전수전을 다 겪었다고 해서 
다안다병에 걸린 사람처럼 굴 수는 없겠지만 
그 사람이 지금 느끼고 있는 것들, 
계획하고 싶지만 계획할수 없는것들,
이렇게 할까 저렇게 할까 생각하는 것들...
다 내가 지나온 길이었다.

그 사람이 물어보기도 했고
내가 지나온 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