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에 대한 지원 사업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그러나, 예전 모 정부의 문화계 블랙리스트/화이트리스트와 같이 지원 사업 선정 및 지원금 배부 과정에 있어 외부의 압력이 가해지기 가장 쉬운 분야라는 점이 문화예술지원사업에서의 각종 논란을 불러일으키는 것 같습니다.
예전 중세시대에서는 이탈리아의 메디치 가문과 같이 돈과 권력을 가진 명문 집안들이 개인적으로 가난한 예술가들에게 작품을 만들어낼 기회와 숙식 제공, 금전적 보상을 제공했다면 현대 사회에서는 그 역할을 정부 또는 기업 재단들이 하고 있는 상황이죠.
예술가는 가난해야 작품이 나온다니, 도스토예프스키와 찰스 디킨스는 단어 당 돈을 받았기 때문에 문학사에 길이 남을 장편을 썼다는 건 잘 알려진 사실이죠. 사람이 한치 앞을 모르게 가난...
두 가지 질문을 다시 달아주셨네요!
1) 연극/무용 공연을 보러가는 소수의 다관람자들
- 회전문 관객이라고도 하죠, 같은 공연을 여러 번 반복해서 보고 또 공연 분야에 소비를 많이 하시는 분들이요. 인터파크에서도 수익의 약 과반수가 그런 다관람 관객에서 온다고 하는 통계를 얼핏 본 적이 있는 것 같아요. 개개인의 취향이 다 다른 것도 있겠지만, 공연은 지나치게 '상대적인' 컨텐츠라는 게 본질적인 문제인 것 같습니다. 저는 같은 날 같은 배우가 하는 낮공연과 밤공연이라도 연기의 디테일이나 관객의 분위기에 따라 공연이 주는 느낌이 달라지는 그 '순간성'을 사랑하는데, 2시간 가량의 공연에 대극장 뮤지컬 기준 13-15만원을 내고 가서 그만큼의 감동을 받지 못한다면 차라리 치킨 시켜먹을걸! 아니면 파인다이닝 가서 음식이라도 맛있게 먹을걸! 하는 생각이 드는 것도 이해하지 못하는 건 아니에요. 유난히도 돈을 허공에 뿌리는 취미<라는 인식도 여전히 존재하는 것 같습니다. 영국 웨스트엔드나 미국 브로드웨이의 공연들은 수많은 여행객들이 와서 공연을 보기 때문에 시장도 성장하고, 지속적인 관객 유입이 있는데 비해 한국에서 아직까지도 공연관람은 '마니아'들의 취미로 인식되는 경향도 있는 것 같아요. 특별한 기념일이나 연말을 맞아 연례 행사로 보기도 하구요.
2) 제 값을 내며 즐기는 것을 방해하는 요인
- 초대권 문화. 이건 뭔가 악순환의 고리라고 생각하기는 하는데요, 일반 대중으로만은 관객이 채워지지 않으니 기업들에게 저렴하게 초대권을 판매하고, 기업들은 그 초대권을 영업의 일환으로 다른 사람들에게 배분하지만 그들이 모두 공연장을 찾는건 아니고, 초대권 가격을 아는 사람들은 내 돈 내고 이 가격에 이 공연을 보라고? 아까워! 하는 상황이 되는 것 같아요.
- 평균 티켓 가격의 상승. 오스트리아 빈 국립극장의 경우 1층은 100만원을 호가하는 가격을 자랑하지만, 4층은 3-5달러의 저렴한 가격에 학생들과 관광객들에게 좌석을 판매하죠.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역시 4층은 5천원에서 1만원 정도의 가격에 저렴한 티켓을 판매하기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특히 뮤지컬의 경우 평균적인 티켓 가격이 꽤나 상승한 편이에요. 물론 저는 공연 한 번을 위해 일하는 조명, 분장, 연출 스텝들과 배우들, 대관비를 고려하면 물가 상승률에 비해서 많이 올랐다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른 소비들에 비해 휘발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내용이 어떨지, 내가 좋아할지 안할지도 모르는 공연에 n만원을 지출하긴 부담스러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공연 장르의 팬이 된다면 그 불확실성마저 기대감으로 변하지만, 저도 기대에 못 미치는 공연들을 보고 돈과 시간을 더블로 날렸다고 생각한 적도 꽤 많아서요.
시장이 커지려면 여러번 보는 매니아층도 너무너무 소중하지만, 어찌 되었던 가볍게 보러오는 대중들의 관심도 늘어나야한다고 생각하는데, 청소년기에 영화와 대중매체를 제외하곤 그런 문화생활에 너그럽지 않은 한국 사회의 분위기 역시도 일부 큰 몫을 한다고 생각해요... 어렸을 때는 성인이 된 이후보다 훨씬 더 다양한 감정으로 극을 받아들일 수 있다고 생각해서요. 너무 여러가지요인들이라 말이 중언부언 된 것 같네요 ㅎㅎ 마이크가 쥐어 진다면 하루 종일도 이야기 할 수 있을 것 같은 주제라... 이만 줄이겠습니다!
소중한 의견 감사합니다. 문화예술 향유층이 보편화 되고 경제적으로도 자생력을 갖출 때까진 지원사업이 필요하다는 말씀 같아요!! 그렇다면 연극이나 무용을 보러 가는 관객은 왜 '고인물' 그대로인지, 문화예술을 (제 값을 내며) 즐기는 것을 방해하는 요인이 있다면 무엇인지, 여기에 대한 의견도 혹 있으신지 궁금해지네요..!
소중한 의견 감사합니다. 문화예술 향유층이 보편화 되고 경제적으로도 자생력을 갖출 때까진 지원사업이 필요하다는 말씀 같아요!! 그렇다면 연극이나 무용을 보러 가는 관객은 왜 '고인물' 그대로인지, 문화예술을 (제 값을 내며) 즐기는 것을 방해하는 요인이 있다면 무엇인지, 여기에 대한 의견도 혹 있으신지 궁금해지네요..!
두 가지 질문을 다시 달아주셨네요!
1) 연극/무용 공연을 보러가는 소수의 다관람자들
- 회전문 관객이라고도 하죠, 같은 공연을 여러 번 반복해서 보고 또 공연 분야에 소비를 많이 하시는 분들이요. 인터파크에서도 수익의 약 과반수가 그런 다관람 관객에서 온다고 하는 통계를 얼핏 본 적이 있는 것 같아요. 개개인의 취향이 다 다른 것도 있겠지만, 공연은 지나치게 '상대적인' 컨텐츠라는 게 본질적인 문제인 것 같습니다. 저는 같은 날 같은 배우가 하는 낮공연과 밤공연이라도 연기의 디테일이나 관객의 분위기에 따라 공연이 주는 느낌이 달라지는 그 '순간성'을 사랑하는데, 2시간 가량의 공연에 대극장 뮤지컬 기준 13-15만원을 내고 가서 그만큼의 감동을 받지 못한다면 차라리 치킨 시켜먹을걸! 아니면 파인다이닝 가서 음식이라도 맛있게 먹을걸! 하는 생각이 드는 것도 이해하지 못하는 건 아니에요. 유난히도 돈을 허공에 뿌리는 취미<라는 인식도 여전히 존재하는 것 같습니다. 영국 웨스트엔드나 미국 브로드웨이의 공연들은 수많은 여행객들이 와서 공연을 보기 때문에 시장도 성장하고, 지속적인 관객 유입이 있는데 비해 한국에서 아직까지도 공연관람은 '마니아'들의 취미로 인식되는 경향도 있는 것 같아요. 특별한 기념일이나 연말을 맞아 연례 행사로 보기도 하구요.
2) 제 값을 내며 즐기는 것을 방해하는 요인
- 초대권 문화. 이건 뭔가 악순환의 고리라고 생각하기는 하는데요, 일반 대중으로만은 관객이 채워지지 않으니 기업들에게 저렴하게 초대권을 판매하고, 기업들은 그 초대권을 영업의 일환으로 다른 사람들에게 배분하지만 그들이 모두 공연장을 찾는건 아니고, 초대권 가격을 아는 사람들은 내 돈 내고 이 가격에 이 공연을 보라고? 아까워! 하는 상황이 되는 것 같아요.
- 평균 티켓 가격의 상승. 오스트리아 빈 국립극장의 경우 1층은 100만원을 호가하는 가격을 자랑하지만, 4층은 3-5달러의 저렴한 가격에 학생들과 관광객들에게 좌석을 판매하죠.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역시 4층은 5천원에서 1만원 정도의 가격에 저렴한 티켓을 판매하기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특히 뮤지컬의 경우 평균적인 티켓 가격이 꽤나 상승한 편이에요. 물론 저는 공연 한 번을 위해 일하는 조명, 분장, 연출 스텝들과 배우들, 대관비를 고려하면 물가 상승률에 비해서 많이 올랐다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른 소비들에 비해 휘발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내용이 어떨지, 내가 좋아할지 안할지도 모르는 공연에 n만원을 지출하긴 부담스러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공연 장르의 팬이 된다면 그 불확실성마저 기대감으로 변하지만, 저도 기대에 못 미치는 공연들을 보고 돈과 시간을 더블로 날렸다고 생각한 적도 꽤 많아서요.
시장이 커지려면 여러번 보는 매니아층도 너무너무 소중하지만, 어찌 되었던 가볍게 보러오는 대중들의 관심도 늘어나야한다고 생각하는데, 청소년기에 영화와 대중매체를 제외하곤 그런 문화생활에 너그럽지 않은 한국 사회의 분위기 역시도 일부 큰 몫을 한다고 생각해요... 어렸을 때는 성인이 된 이후보다 훨씬 더 다양한 감정으로 극을 받아들일 수 있다고 생각해서요. 너무 여러가지요인들이라 말이 중언부언 된 것 같네요 ㅎㅎ 마이크가 쥐어 진다면 하루 종일도 이야기 할 수 있을 것 같은 주제라... 이만 줄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