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저씨는 그 와중에 악수를 청했다

이창
이창 · 쓰고 싶은 걸 씁니다.
2022/11/22


  잠을 깨는 데 산책만 한 것이 없어 발이 닿는 대로 걸으니 가장 가까운 지하철역이다. 근처에서 만취한 아저씨가 벤치를 옆에 두고 밤하늘을 이불 삼아 굳이 차가운 땅바닥에서 자고 있다. 지나칠까. 오늘은 날이 시리다. 아저씨, 들어가서 자요. 술 냄새가 확 풍긴다. 흔들어도 반응이 없는 게 아무래도 112를 부르는 게 나을 것 같아 아저씨의 휴대폰을 꺼내니 주소록에 눈이 간다. 대기열처럼 줄 선 몇백 명의 사람들 중에 마땅히 전화할 만한 이 하나 보이지 않는다. 그 틈에 아저씨는 약간 정신이 돌아왔나보다. 집 어디예요? 대답이 없다. 전화할 만한 사람 있어요? 없어요. 이제 벤치에 기대 겨우 몸을 일으키고 있었다. 혼자 갈 수 있어요? 네, 감사합니다. 정말로.

  아저씨는 그 와중에 악수를 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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