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류기
표류기 · 시공간을 표류 중입니다.
2022/05/09
나는 터널 안에 있습니다.

뚜벅, 뚜우벅...뚜우벅, 뚜벅...
천만 근의  발걸음이 그 끝을 향합니다.
그렇게 걷고, 또 걷습니다.

조금 더 가면 터널 끝이 보일 거야.
그렇게 걷습니다. 또 걷습니다.
뚜벅, 뚜우벅...뚜우벅, 뚜벅...
끝이 보이지 않습니다.

주저앉아 터널 안에서 울고 있습니다.
일어서기 싫습니다. 몸을 세울 수가 없습니다.
끝이 보이지 않는 터널이 두렵습니다.
끝이 없을 것 같아 더 두렵습니다.

그랬습니다.

이제! 백만 톤의 무게를 짊어지고 일어섭니다.
어둠 끝에서 빛이 보입니다.
지금껏 본 적이 없는 밝은 빛입니다.

빛이 터널 끝에서 기다립니다.
하염없이 그랬나 봅니다.

어둠이 빛으로 달립니다.
어둠도 빛을 기다렸나 봅니다.

지친 나를 짊어지고 달립니다.
내가 어둠을 타고 있습니다.
나는 빛으로 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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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 파도속에서 표류하는 흔적을 건져 올립니다. 저는 표류기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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