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冊한국 현대사를 뒤흔든 40가지 사건] 대한민국 현대사의 훌륭한 안내서

강현수
강현수 · 영화와 冊.
2024/02/04
2023년. 강부원. <한국 현대사를 뒤흔든 40가지 사건>

80년대 유년기를 보냈음에도 나는 그 시절을 나중에 책으로 배웠다. 80년 광주 학살 이후 87년 6월 민주 항쟁까지 굵직한 사건들이 많았음에도, 나에게 80년대는 미세먼지보다 지독한 최루탄 냄새가 공기를 메우던 시절로 각인되었을 따름이다. 내 탓을 하고 싶진 않다. 어려운 정치 현실을 이해하고 어른들과 함께 분노하기엔 주변 친구들과 노는 게 재미있었고, 또 그 놀이가 허용되던 나이였으니. 게다가 그 역사적 사건들을 설명해주는 어른들도 주변에 없었다. 언론은 제구실을 못했고, 부모님은 바빴으며, 선생님은 침묵할 수밖에 없었다. 덕분에 역사적 부채감이 생겼는데 꼭 나쁘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겸손을 위한 재료로 꾸준히 잘 활용할 생각이다.

사건이란 무엇인가? 사회(세상)엔 크고 작은 사건이 일어난다. 사건은 사회를 변형시킨다. 사회란 무엇인가? 국가의 개념을 떠올리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구성원과 공간 그리고 그 둘을 지배하는 질서다. 따라서 우리는 사건을 구성원과 공간 그리고 질서에 변형을 가하는 일(자극)이라 정의할 수 있다.

그러데, 사회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은 어떻게든 사회에 영향을 미치기 마련이다. 우리는 알게 모르게 서로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관계망을 움직인다. 누구나 자극원이 될 수 있고 하나의 자극은 관계망을 통해 증폭되어 사회를 출렁인다. 모든 자극이 다 사건이 될 수 있는 것이다. 문제는, 이런 식이면 사건의 의미가 흐릿해진다. 조금 더 정교할 필요가 있다. 그렇게 우리에게 익숙한 사건 개념이 탄생한다.

사건은 사회에 충격을 가하는 무엇이다.

큰 사건은 사회를 크게 변형시킨다. 80년 광주 학살이 그랬으리라. 하지만 내겐 간접 체험에 불과하다. 내가 직접 피부로 느낀 큰 사건으론 ‘97년 외환 위기’가 있다. 그 사건 이전과 이후를 기억하며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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