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세곡
천세곡 · 남들과는 다르게 누구보다 느리게
12/18  18:08

Photo by Adél Grőber on Unsplash



매일 아침 일어나서 제일 먼저 하는 일은 청소기를 돌리는 것이다. 하기 싫은 일은 미룰수록 더 하기 싫어지기 때문에 잠이 덜 깬 비몽사몽간에 하는 게 최고다. 그리고 바로 요가 매트를 깔고, 운동복을 입는다.

  운동 기록을 남기기 위해 스마트 워치를 찬다. 시트러스 오렌지 향의 천연 아로마 오일을 양쪽 팔목에 바르고 매트 위에 앉았다. 팔목을 코에 가져다 대고 세 번 심호흡을 한다. 그리고 유튜브로 요가 영상을 틀어놓고 따라 하기 시작한다.

  요가 영상도 종류가 꽤나 많은데 어떤 걸 할지는 내 마음이다. 그날그날 꽂히는 영상을 재생한다. 단, 절대 30분을 넘기지 않으려 한다. 다른 이유는 없다. 자신과의 치열한 다툼 끝에 이른 합의점이다. 

  아직은 내가 꾸준히 할 수 있는 최대치라 여기고 있다. 물론, 전에 요가원에 다닐 때는 꼼짝없이 한 시간을 채워야 했다. 지금도 못할 정도는 아니지만, 그렇게 하면 보나 마나 다음 날 하기 싫어질 게 뻔하다. 

  나는 나를 안다. 1시간씩 하면 절대 매일 할 수 없다. 1시간씩 일주일에 두세 번 할 바엔 30분씩 주 5일을 채우기로 마음먹었다. 아마도 30분 요가가 시시해지기 전까지는 이 루틴을 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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