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생 아들의 질문 "세상이 어떻게 이래?"

실배
실배 · 매일 글쓰는 사람입니다.
2022/11/01
지난 토요일(10월 29일) 잠을 자려는 순간, 다급하게 아내가 방으로 달려왔다. 이태원 핼러윈 축제 중 사고가 일어났다며 핸드폰으로 뉴스를 보여주었다. 그때부터 둘은 말없이 영상에 집중했다.
연이은 충격적인 상황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 좁은 골목 안에서 수많은 사람이 몰려 사고가 발생했고, 많은 수가 심정지 상태라고 했다. 계속 늘어나는 사망자와 부상자 속에서 제발 피해가 최소화 되기만을 기도했다.

새벽 2시가 넘어서야 핸드폰을 끄고 누웠다. 잠이 오지 않았다. 고통 속에서 몸부림쳤을 영혼이 떠올라 괴로웠다. 한참을 뒤척거리다가 간신히 잠이 들었다.

다음 날 눈을 떴다. 무언가에 두들겨 맞은 듯 아팠다. 간신히 아침을 챙겨 먹고 또다시 뉴스를 보았다. 밤 사이 사망자 수가 150명이 넘었다. 사건 현장은 어느 정도 마무리 되었고 사망자에 관한 신원 파악 중이었다.

일부 유가족은 시신을 찾으러 장례식장에 왔다고 했다. 오기 전 수백 번, 수천 번도 넘게 '아닐 거야' 했다는 말이 내 가슴에도 박혀 떨어질 줄 몰랐다. 심장이 터질 것 같아 그대로 집에 있을 수가 없었다.
그때 마침 아들이 산책하러 가자고 했다. 평소 같으면 장난을 치며 걸었을 그 길에 침묵만이 흘렀다. 나는 아들에게 이 비극을 말할 자신이 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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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5년째 매일 글을 쓰고 있습니다 글을 통해 제 삶에는 큰변화가 생겼네요 그저 평범했던 하루가 글을 통해 찬란하게 빛나고 있는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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