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드를 리메이크 하지 마시오

어거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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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0/20
 안녕하세요. 에디터 Friday입니다. 

오늘은 왜 일본 드라마를 리메이크하면 안 되는지 써보려고 합니다. 리메이크는 쉬운 애정이거나 게으른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언제나 그렇듯이 ~어거스트~스러운 주관적 감상에 따른 분석이오니 업계 관계자 분들은 선배 미소를 지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출처: Unsplash

여러분은 취미가 있나요? 딱히 취미가 없던 저는 스트레스를 쇼핑으로 풀었고 덕분에 집에 오는 택배가 끊이질 않았습니다. 이렇게 살다가는 파산할 것 같아 다른 취미를 찾고자 이것 저것 해보고 있습니다. 러닝부터 클라이밍, 전시회, 마작까지… 다 재밌긴 한데 (이것도 다 돈이었고) 마음 먹지 않아도 손이 가는 건 없었어요. 그러던 와중 드디어 한 가지 취미를 찾은 것 같아요. 바로 일드! 일본 드라마(이하 ‘일드’)를 보기 시작한 것이죠.

저는 원래 드라마 보는 걸 좋아합니다. 어렸을 때부터 엄마랑 TV를 보면서 드라마 평론(?)을 하곤 했어요. 한국 드라마는 물론이고 흔히 말하는 미드, 영드까지 섭렵했죠. 추억의 석호필과 프렌즈, xoxo~ 가십걸, 그리고 스킨스, 셜록… 하도 유명하니까 많이들 보셨겠죠? 넷플릭스가 생기면서 더 다양하게, 많이 접하게 되는 것 같아요.

하지만 일본 드라마는 잘 보지 않았습니다. 편견 때문이었죠. 일드를 좋아하는 친구의 추천을 받으면 오타쿠냐고 놀리곤 했었어요. 그때는 꿈에도 몰랐습니다, 제가 이렇게 일드에 빠져버리게 될 줄. 저 말고도 매니아들은 많지만 그렇다고 대중적이진 않으니까요. 알고 보면 한국 드라마나 영화에서 일본 드라마 뿐만 아니라 소설, 영화, 애니메이션 등을 리메이크한 사례도 많았는데 드라마에선 딱 떠오르는 게 많지 않네요. 기억나는건 <꽃보다 남자>와 <하얀 거탑> 정도? 가장 최근에도 많은 사람들이 명작으로 꼽았던 일본 TBS 드라마 <중쇄를 찍자!>를 리메이크한 SBS 드라마 <오늘의 웹툰>이 1.6%의 저조한 시청률로 종영했습니다. 분명히 일드를 리메이크한 사례는 많은데 왜 성공한 사례는 많지 않을까요?

출처: SBS

👀 일드와 한드의 차이?

출처: TBS

한국 드라마와 일본 드라마는 ‘스타일’이 다릅니다.
여기서 스타일은 단순히 느낌만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작품을 만드는 ‘방식’이 다르다는 이야기입니다. 한국 드라마는 영화 같고, 일본 드라마는 문학 같습니다. 한드가 장면 한 컷 한 컷의 연출에 공을 들인다면 일드는 마치 줄글처럼 대사를 읊습니다. 중간 중간 독백 형태의 나레이션도 자주 삽입되죠.

그래서 일드를 보고 있으면 마치 책을 읽는다는 느낌이 듭니다. 저는 그 느낌을 좋아하지만, 어찌보면 촌스럽고 오글거리죠. 이러한 현상은 단순히 10여 년 전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닙니다. 올해 1월부터 3월까지 방영되었던 후지TV의 <미스터리라 하지 말지어다>의 어느 한 장면에서는 2분 남짓한 시간동안 한 사람이 다음 대사를 소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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