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솔로 16기는 왜 이토록 재미있었나?
2023/10/12
이것은 실화, 곧 리얼이기 때문이다. 각본과 연출을 통해서 보는 이로 하여금 평소 느끼지 못했던 카타르시스를 주는 컨텐츠들이 있다. 드라마나 영화가 대표적이고, 그중에서 ‘막장’이라고 하는 장르가 그러하다. 아무리 막장이어도 이것은 어디까지나 ‘픽션’이다. 그것을 소비하는 사람들이 보면서 ‘이건 만들어진 이야기지, 현실이 아니지’라고 생각을 하면서 보기 때문에 그 한계점이 분명하다는 것이다.
이번 <나는 솔로> 16기는 각본이 있는 드라마도 아니었고, 연출이 화려한 영화도 아니었다. 그저 돌싱인 남녀들이 나와서 새로운 짝을 찾기 위한 프로그램이었을 뿐이다. 하지만 그 어떤 각본 있는 드라마보다, 헐리우드 거대 자본이 투자되어 웅장한 연출력을 자랑하는 영화보다 끝내주는 ‘작품’이 되어버렸다.
왜? 이것은 실화, 곧 리얼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아마 이 프로그램을 보면서 마음속으로 계속 이 말을 반복재생 했을 것이다. ‘와 이거 진짜 실화야? 리얼이야?’ 그만큼 막장이라고 할 수 있는 상황들이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이 쭉쭉 펼쳐지니 눈을 뗄 수가 없었다.
나도 처음에 하도 어딜가도 나는 솔로 이야기만 나오길래, 이게 도대체 무슨 재미가 있길래 그러나 하고 일상에서 짜투리 시간에 야금야금 틀어놓고 봤다. 몇 회차를 봐도 전혀 몰입감도 재미도 느껴지지 않았는데 ‘경각심’이라는 단어가 등장하는 순간에 마치 변기 물이 빨려져 내려갈 때의 모든 것이 휘말려 떠내려가는 것처럼, 그때부터는 그냥 그 속으로 휘말려 버렸다. 떼려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