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short thought on no-kids zone

이영록
이영록 · Dilettante in life
2023/05/09
 (  대단한 건 아님 )
  이 문제를 보면 전형적인 정보 비대칭이란 생각이 든다.

  1. 업장 주인은 아이를 데리고 들어오는 고객이 아이가 문제를 일으킬 때 어떻게 대응할 지 미리 알 수가 없다.
  2. 대개 아이는 해당 업장에서 판매되는 물건을 주도적으로 많이 구매하는 '매력적 고객'이 아니다. 이런 말이 많이 나오는 음식점이나 카페가 특히 여기 해당한다. 근본적으로 말이 많이 나오는 업종은 주로 성인을 상대하는 곳이기 때문에, 아이의 입장을 불허해도 영업이 가능하다.

  이 두 특성 때문에 업주가 어느 정도 불이익을 감수하고도 노키즈존을 선언하는 것이다.

  정보 비대칭을 해결하려면, 보험사들의 방법을 참고할 수 있다.

  1. 자동차 보험; 운전면허를 딴 사람들의 운전 특성을 알 수가 없다. 이 때 가장 흔히 사용하는 방법은 "일정 기간 무사고면 할인, 사고가 나면 할증"이다.
  2. 생명 보험; 가입할 때 아직도 머리털에서 니코틴 검사를 하는가 잘 모르겠다. ㅎㅎ

  문제는 음식점이나 카페 업주가 한 고객과 장기간 혹은 높은 빈도로 거래하는 경우가 드물다는 것이다. 지속성이 없기 때문에 이런 방법이 통하지 않는다. 반대로 고객이 자신의 특성을 솔직히 밝힐 가능성도 없다; 워낙 유동 인구가 많은 고객들의 특성상 업주들이 '블랙 리스트'를 유통시키기도(?!) 불가능하다. 따라서 특정 고객을 미리 배제하기는 아예 불가능하다.
  그러면 다음 단계로, 문제를 일으키는 고객을 신속하게 가게에서 내보낼 수 있을까? 그것도 별로 그럴듯하지 않다.  문제를 방치할 고객이라면 아래 기사처럼 '공격적으로' 나올 확률이 높다.

  카페 흡연 막자 커피 붓고 잔 패대기친 중년 남자; 경찰이 나섰다.

  아니면 들어가기 전 아이를 데리고 온 사람들에게 아이를 잘 통제하겠다는 각서라도 받아야 할까? (...)

   내가 노키즈존을 선언하는 업주들께 바라는 것이라면, 충분히 공지해서 잠재 고객이 헛걸음하는 일을 막으라는 것밖에 없다. 이를 게을리하면 충분히 비난 소지가 된다.

  漁夫

  ps. 나는 노키즈존이 '애들을 차별한다'는 시각에 찬성하지 않는다. 이것은 어디까지나 아이들을 적절히 통제하지 않는 어른들의 문제고, 위에서 말했듯이 문제가 생기는 업장도 어른들이 주요 고객이다.
  경제적 이유인 '차별'이 모두 다 정당하지 못하다 생각한다면, 반례가 꽤 있다. 당장 생명 보험은 같은 연령대의 남성이 요율이 더 높으며, 심지어는 자궁 속에서조차 그러하다(link). 또, 운전 면허에 연령 제한을 두는 것은 어떤가?  대개 미성년자가 제한을 받는데, 만약 미성년자가 체구가 커서 운전이 물리적으로 제한이 없다면 면허를 받을 수 있어야 할까?  반대로 요즘 고연령층의 운전 면허 반납을 권장하는 것은 이 관점에서 어떤가?   이런 사례들을 모두 폐지해야 한다 주장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게 꼭 사회에 더 바람직한 결과를 빚을지는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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漁夫란 nick을 오래 써 온 듣보잡입니다. 직업은 공돌이지만, 인터넷에 적는 글은 직업 얘기가 거의 없고, 그러기도 싫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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