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센트 나의 빈센트> : 누구나 한 번은 인생에서 빈센트를 만난다 by 정여울
2023/08/29
내가 초등학교에 다닐 때는 각 반마다 학급 문고가 있었다. 교실 뒤편에 직사각형 모양의 책장을 마련해 놓고, 저마다 집에서 가져온 책들로 작은 서재를 꾸몄다. 대략 7~80권 남짓한 책들이 꽂혀 있었는데, 권수는 적어도 장르만큼은 다양해서 심심할 때 골라 읽는 재미가 있었다. 초등학교 5학년 겨울 방학을 보름 정도 앞둔 어느 날, 나는 빽빽하게 들어찬 학급 문고 사이에서 불멸의 화가 '빈센트 반 고흐'를 만났다. 제목은 기억나지 않지만 확실히 위인전은 아니었다. 가방에 책을 넣으면 대각선 윗부분이 뾰족하게 튀어나올 정도로 판형이 컸고, 각 페이지마다 빈센트의 일대기와 함께 그의 대표작 수십 점이 수록되어 있었다.
천천히 종이를 넘기며 빈센트의 삶을 따라가다가 '해바라기' 그림을 본 순간, 절로 손이 멈췄다. 저자는 그를 일컬어 '태양을 훔친 화가'라는 표현을 자주 썼지만 나는 그 말에 선뜻 동의할 수 없었다. 빈센트는 활활 타오르는 열정으로 작열하는 태양을 삼킨 화가였다. 해바라기를 관찰한 것이 아니라 해바라기와 한 몸이 된 사람이었다. 빈센트의 해바라기는 서서히 시들어가는 꽃잎마저도 영생을 누릴 것처럼 당당한 아우라를 내뿜었고, 꽃잎에 덧씌워진 두터운 황금빛 색채는 꺾이지 않는 위용을 드러냈다. '해바라기를 이렇게 그릴 수도 있구나.' 미술 문외한인 내 눈에 빈센트의 해바라기는 예술가의 오래된 꿈과 불꽃같은 열망으로 새겨졌다.
빈센트가 생레미 요양원에 머물던 시절 그린 '별이 빛나는 밤'의 전율도 빼놓을 수 없다. 지독한 우울과 발작을 겪었던 빈센트는 육체도 정신도 쇠약해질 대로 쇠약해져 있었다. 그럼에도 새로운 사유를 찾아헤맸고, 꾸준히 그림을 그렸다. 군청색 하늘에서 격렬하게 회오리치는 별을 마주했을 때, 나는 아무리 고된 시련이 닥쳐도 절대 희망을 버리지 않겠다는 빈센트의 확고한 의지를 느꼈다. 범람하는 슬픔을 환한 미소로 극복하려는 어린 아이의 천진무구함을 닮은 그림. 찬란하게 빛나는 밤하늘의 정경은 고통...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런가요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그것까지는 생각을 ㅁㅅㅎ 못 했네요. 글죠 글죠. 다른 사람이었으면 왜 당신네 오빠를 돕냐며 엄청 갈궜을 텐데...
@악담 테오와 그 부인 요한나도 포함시켜주세요.ㅋㅋ
요한나의 마케팅 실력이 없었다면 고흐와 테오의 형제애도 세간에 알려지지 못 했을 것 같아요.
오늘은 책샷 구성이 독특하네요. ㅎㅎㅎㅎ 문장 속에 악담이라는 낱말을 보고 흐뭇해하는 1인. ㅎㅎㅎ 고흐의 영광 절반은 테오 몫이란 생각도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