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구꽃
살구꽃 · 장면의 말들에 귀를 모아봅니다.
2023/12/09



80년대의 텔렉스, 타자기와 비슷하게 생겼다. 당시는 텔렉스 학원도 있었다. - by살구꽃


대전 국립중앙과학관에서 옛날에 쓰던 텔렉스를 봤다. 요즘엔 잘 쓰지 않는 텔렉스 앞에 서니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무역회사를 다니던 때의 기억이 밀려온다.

첫 직장에서 내가 하던 일은 영업부에서 '네고서류'를 작성하는 고참언니(미스명)의 보조였다. 운동장 같이 넓은 사무실에는 영업과 업무, 경리, 자재 등 각 부서마다 칸막이가 되어 있었다.

문을 열면 바로 보이는 자리가 내 자리였다. 내 옆 안쪽으로는 서류를 만드는 언니자리가 있고, 그 언니와 내 뒤로 남자직원 2명이 있었다. 남자직원 뒤에는 대리와 과장, 그리고 그 뒤엔 따로 문을 열고 들어가는 회장님 방이 있었다. 안으로 들어갈수록 자리가 높다는 걸 그때 알았다.

회사유니폼 원피스를 어설프게 입고 덩그러니 놓인 책상에 앉았다. 도대체 무슨 일부터 해야 할지 ...
얼룩패스
지금 가입하고
얼룩소의 모든 글을 만나보세요.
이미 회원이신가요? 로그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