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 (미용실 유목민에게) 미용실이란 무엇인가?

이문연
이문연 · 옷글옷글 변화 코치
2023/09/25
Unsplash의Lindsay Cash
다시 머리를 길러 보기로 했다. 그래서 지금 내 머리는 거지 존(머리카락이 어깨에 닿는 길이로 어떤 머리를 해도 애매해지는 길이를 말한다)을 지나는 중이다. 한 가지 머리만 고수하다 보면 심심하기도 하고 헤어 스타일에 거의 신경을 안 쓰다 보니 한 번의 시술로 가급적 손대지 않고도 괜찮은 헤어 연출이 유지되기를 바라는 편인데(하지만 지금까지 그게 가능한 머리를 해왔음) 그래서인지 미용실 선정에 힘을 많이 쏟는다. 잘 하는 선생님을 만나면 길게는 7년, 짧게는 3년씩 머리를 맡기고는 했는데 최근에 머리를 했던 선생님과 나혼자 이별을 고하고는 다시 유목민이 되었다. 
잘하는 헤어 디자이너를 찾는 건, 나에게 어울리는 옷을 찾는 것만큼이나 어려운 일이다. 이 세상에 미용실이 얼마나 많은가. 우스개 소리로 우리 나라에 가장 많은 건 부동산과 미용실이라고 하지 않나. 실제 동네 마실만 나가도 1상가 1미용실쯤은 쉽게 찾을 수 있다. 그럼에도 잘하는 선생님을 찾기 쉽지 않은 이유는 리뷰에는 좋은 말만 올라오기 때문이다. 물론 나도 내 머리가 별로라고 리뷰에다 사진과 설명을 남기는 것보다는 미용실을 떠나는 것을 택하는 편이다. 맛이 아쉬웠던 음식점에는 리뷰도 잘 남기면서 왜 유독 미용실에는 아쉬운 리뷰를 남기기가 어려운 걸까. 
이유는 두 가지라고 보는데 결과에 대한 정확한 측정과 눈에 보이는 과정이라고 추측해 본다. 맛은 상대적일지라도 정확한 측정이 가능하다. 고기 냄새가 났다면 예민도에 따라 다르겠지만 '고기 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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