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10/30
위에서 권승준 에디터께서도 언급해 주신 바와 같이, 영화 중에서는 김현석 감독의 "스카우트"를 가장 윗길로 치고 싶습니다. 마케팅만 봐서는 어딜 봐도 오월 광주의 이야기가 나올 것이라고 상상하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그 시절" 선동렬을 스카우트하기 위한 연대와 고대 스카우트 경쟁이라는 있음직한 소재를 바탕으로, 유신시절부터 오월 광주까지의 시대상을, 시대라는 거대한 흐름에 짓눌릴 수 밖에 없었던 개인의 아픔을 잘 그리고 있습니다. 보다 나은 사회에 대한 꿈과 희망을 가지고 선구적으로 몸을 던지려 했던 사람들을 대변하는 엄지원, 그리고 그런 건 잘 모르지만 자기가 속한 좁은 세상에서 성실하게 살아가는 것만 알았던 사람들을 비추는 임창정. 서로 사랑했던 그들을 할퀸 시대의 폭력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그 시절 그 작자들"이 우리에게 무엇을 강탈하였는지를 새삼 깨닫게 됩니다. 직접적으로 오월 광주의 사람들을 주인공으로 묘사하지 않더라도, 이런 평범한 사람들이 이 시대극 안에서 살아 숨쉬는 것을 목격하며 우리도 이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나직이 이야기해주는것을 듣는 것 만으로도, 두 시간의 값어치는 차고 넘칩니다. 무엇보다, 여백을 많이 남기는 마무리...
@박윤경님 네. 저처럼 선생의 시를 읽고, 죽었다 깨어나도 저런 글은 못 쓰겠다 싶어 산문적 인간으로 전환한 사람들 꽤 될 겁니다. 좋은 토픽 만들어주신 데 대한 감사를 드립니다. =)
박용주 선생의 시는 알지 못했는데 읽고나서 묵묵한 울림을 강하게 받았습니다. ㅜㅜ
@박윤경님 네. 저처럼 선생의 시를 읽고, 죽었다 깨어나도 저런 글은 못 쓰겠다 싶어 산문적 인간으로 전환한 사람들 꽤 될 겁니다. 좋은 토픽 만들어주신 데 대한 감사를 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