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에 갇힌 사회

박순우(박현안)
박순우(박현안) · 쓰는 사람
2022/12/21
2022.04.13 박경석-이준석 '장애인 이동권' 토론이 열렸다. 8개월 전이다.
2022.08.08 반지하 주택이 폭우에 침수돼 일가족 네 명이 숨졌다. 4개월 전이다.
2022.10.29 이태원 참사로 159명이 숨졌다(스스로 목숨을 끊은 생존자 포함). 약 2개월 전이다.

  굵직한 사건들의 날짜를 찾아보다 화들짝 놀랐다. 분노하고 슬퍼하고 공감했던 날들이 까마득히 오래 전 일처럼 여겨졌기 때문이다. 그런데 가만히 들여다보면 모두 올해 일어난 일이다. 토론 내용을 보지 못한 이들과 공유해 보겠다고 열심히 받아 적었던 기억, 서울시가 내놓은 반지하 대책의 실효성에 대해 의문을 가졌던 기억, 갑작스런 참사에 관련자가 아님에도 일상이 무너졌던 기억이 선명히 살아났다. 동시에 아찔해졌다. 시간 개념이 고장난 듯 사건 발생 시점이 너무나 멀게도 가깝게도 느껴졌던 것이다. 그러면서 든 생각은 하나였다. 잊혀지면 안 된다.

  박경석-이준석 토론은 한 차례 더 진행하기로 약속했지만, 무기한 연기됐다. 그 사이 이준석 전 대표는 국민의힘 윤리위원회로부터 당원권 정지 6개월에 1년 추가라는 중징계를 받았고, 전장연은 계속 지하철에서 시위를 하다 국회 예산안 심의 기간을 맞아 잠시 중단한 상태다. 서울 하층민의 보금자리인 반지하에 대해 조명하는 기사들이 쏟아져 나왔지만, 여전히 주목할 만한 대책은 나오지 않았다. 10.29 참사 유가족협의회는 참사 발생 53일만인 20일 국회에서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여당 소속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특별위원회 의원들을 만났다. 이 자리에서 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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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저것 씁니다. 『아직도 글쓰기를 망설이는 당신에게』를 펴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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