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오는 오후
2023/01/17
그렇게나 기다리던 눈이 내린다. 나가서 눈을 맞을까 아니면 지금처럼 그냥 바라볼까? 고민이 된다. 나가서 눈 속에 걸어 다닌다면 나는 무슨 생각을 하게 될까? 아무 생각도 하지 않게 될까? 아니면 지난 수 개월 동안 그랬듯 생각에 파묻혀 아무것도 인식하지 못하고 강박적으로 걷기만 할까?
몹시 기다리던 것을 온전하게 사랑하는 방식은 무엇일까?
조용한 방안에 나만 오롯이 놓여있다. 내 마음은 고요한 걸까? 억지로 눌려져 밑바닥에 가라앉은 마음은 없을까? 아니면 이제는 마음들이 조금은 편안하게 자기 자리를 찾아 돌아간 걸까?
순간순간 울컥하는 마음과 마음이 있음을 느끼지 못하는 나 사이에 눈이 고요하게 쌓이고 있다.
작년의 나였다면 시끌벅적하게 산책할 누군가를 원했을까? 일 년 동안 참을성 있게 기다려야 겨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