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나라 국민이고 싶지 않다. – 서북청년단의 등장에 부쳐

김형민
김형민 인증된 계정 · 역사 이야기 좋아하는 50대 직장인
2023/04/04
이런 나라 국민이고 싶지 않다.  – 서북청년단의 등장에 부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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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구 사회에서 이뤄지는 나치 잔당에 대한 집요한 추적을 바라보며 우리가 이른바 ‘친일파’들을 제대로 숙청하지 못한 사실을 통탄하는 경우가 많다. 일면 일리가 없지도 않으나 잘못 알려진 부분도 있다. 이를테면 나치 친위대에 가입했다고 해서 그 모두가 전범으로 처벌받은 것은 아니었다. 직위나 계급보다는 행적에 따라 주로 운명이 갈렸다. 빌헬름 카이텔 독일군 최고사령관은 교수형을 받지만 참모총장까지 지낸 하인츠 구데리안은 기소조차 되지 않았듯이. 
   
끈질기게 추적당하고 나이가 아흔이든 백 살이든 체포되기만 하면 기어코 재판대에 세워지는 이들은 단순한 ‘나치 잔당’이 아니라 ‘인간성에 반한 범죄’, 즉 반인도적 범죄를 저지른 이들이다. 나치 독일을 위해 싸운 정도가 아니라 나치가 자행한 민간인 학살이나 포로 학대 등 각종 비인도적 행위를 직접 저질렀거나 가담했거나 거들었던 이들 말이다.

아돌프 아이히만 (왼쪽)과 '리옹의 도살자' 클라우스 바르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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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옹의 도살자’ 클라우스 바르비나 이스라엘 모사드에 납치돼 이스라엘로 끌려와 교수대에 매달린 아돌프 아이히만 같은 사람들이 대표적인 예. 꼭 그들같은 거물이 아니더라도 수용소 근무자나 졸병이라도 민간인 학살이나 학대 등에 개입한 비인도적 범죄자들은 평생 편한 잠을 자지 못했다. 인도적 범죄에 대한 처벌은 시효도 없었으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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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역사에서 반드시 처벌했어야 할 군상들 역시 ‘인간성에 반한 범죄자들’, 즉 비인도적 범죄를 저지른 이들이었다. 일본군 계급이 뭐였다거나 총독부 어느 직위에 있었나 하는 것도 따져야겠으나 그 무엇보다 집중하고 추적하고 잡아내야 할 사람들은 인륜과 상식을 짓밟는 행적을 보인 이들 즉 양민 학살에 개입하거나, 일본 법에도 없는 고문을 자행하며 독립운동가를 비롯한 조선 사람들의 피눈물을 쏟게 했던 비인도적 범죄자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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