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누군가에겐 가해자일 수 있다

이영진 · 끝없이 길을 찾는 구도자
2024/04/09
에너지 뱀파이어, 감정의 쓰레기통.

자라면서 엄마에게 엄마의 친구처럼 삶의 고단함을 호소받으며 살던 어린이는 청소년이 되고 20대가 되어 더 이상 남의 울분으로 목구멍까지 눈물이 차오르고 거기서 벗어나기 위해 온갖 노력을 다 했다. 그리고 드디어 실제적으로 엄마의 감정의 쓰레기통에서 벗어나고 정상적인 관계로 지낸다고 생각할 즈음, 문제가 발생한다. 

나에겐 너무나 큰 인생의 굴레고 처음 만난 어려움이라서 거기서만 벗어나면 되는 줄 알았는데, 그로 인해 어그러진 성격으로 사회생활에서 큰 어려움을 겪게 되었다. 싫다, 는 이야기를 잘 하지 못해서 겪는 부당함 정도가 아니었다. 이번엔 일년 이상 거의 2년을 그 사람들에게 휘둘리고 정산도 제대로 받지 못했다. 공황발작이란 게 왔는데 그 땐 그런 병명도 몰라서 그 병원 가는데만도 일 년이상 걸렸다. 

분명히 그들이 잘못했다. 나쁜 사람들이었다. 그렇지만 나는 또 거기에 실컷 휘둘렸다. 휘둘렸다 빠져나오는데 마음이 너무 힘들어서 역으로 일을 많이 하면서 잊었다. 내가 자신의 정서적지지자가 되어 보호해 줘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 (이때 그들이 나를 휘두른 방식이 가스라이팅이었다는 것은 나중에 병원에 가서 들었다) 그리고 건강을 잃었다. 

너무 억울하고 원통했다. 그 마음을 쓰고 생각하고 버리고 정리하는 과정을 상담선생님은 내내 칭찬의 과정으로 보아주셨다. 시간이 지나면서 나는 좀 평온해졌고 그렇게 이 일도 지나가는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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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학생들에게 국어를 가르쳤다. 글을 읽고 글을 쓰는 것을 좋아한다. 해파리처럼 파도를 타고 넘실대며 행복하게 살고 싶다. 다정함과 선의가 세상을 구한다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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