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애는 문명처럼 옮는다 : 현생 인류의 생존과 비생식 돌봄
2024/04/22
이렇듯 근연종이 적은 인류의 특징을 생각하면, 세계의 고등 종교 경전에서 그토록 생육과 번성, 생식에 대해 집착했던 이유 또한 짐작하기 어렵지 않다. 신석기 시대 해안선이 지금보다 낮았을 시절 동남아시아 순다랜드의 고인류가 멸종한 원인으로 7만 4천년 전 수마트라 섬 토바 화산 폭발이, 유럽 지역에 거주하던 네안데르탈인 멸종의 원인으로는 3만 9천년 전 이탈리아 캄피 플레그레이 화산 폭발이 지적된다. 때마침 빙하기로 생존이 쉽지 않았을 고인류들에게, 화산 활동으로 인한 추가적인 기온 하강은 그야말로 엎친 데 덮친 격이었을 것이다. 퀴어들에게는 거의 원수와도 같은 생식지상주의의 종교적 가르침이, 그 시절 인류에게는 그 나름의 사정이 있는 툴이었던 셈이다.
현대인의 내장 지방 ...
『사랑의 조건을 묻다』(숨쉬는책공장,2015),
『세상과 은둔 사이』(오월의봄,2021),
『불처벌』(휴머니스트,2022,공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