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도 엄마가 되고 싶은 여자들

오아영
오아영 인증된 계정 · 갤러리 대표, 전시기획자, 예술감상자
2023/03/08

직업의 특수성상 내 주변에는 내 또래의 결혼안한 상태의, 똑똑하고 예쁜 부자 여성들이 좀 있다. 몇 년 전부터 나와 함께 30대의 어느 구간을 지나고 있는 그녀들과의 단골 대화주제 하나는 아기 다. 나의 2세.



에드바르 뭉크, 1894, <성모마리아, Madonna> 90x68cm, 뭉크 미술관 소장// 뭉크의 관능적인 성모마리아 재해석. 마돈나란 이름이 붙었다. 예상할 수 있듯이 신성모독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작품이기도 하다.



그녀들은 2세 계획이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하다. 내인생에 2세는 결코 없을거라고 미리 단호한 의사결정을 완료한 소수를 제외하고 나머지는 가능성 정도를 염두에 두고있는 쪽이다. 서른다섯살부터 취미처럼 해마다 난자 채취를 시행하는 하는 언니도 있고, 이미 여러 개를 냉동보관해두고 “나중에 괜찮은 남자애가 나타나서 같이 2세 만들자고 하면 건네줘야지. 내가 이쯤 미리 수고했으면 그 다음은 자기가 알아서 하는게 맞고” 하는 친구도 있다. 애인도 없으면서 주기적으로 산부인과에서 정밀검사를 받으며 자신의 난소 나이가 실제나이보다 훨씬 어리다며 자랑하는 친구들도. 23세라나. 하기야 가능성을 굳이 닫아둘 필요는 없지. 난자냉동을 염두에 두고 있으면서도 바빠서 계속 미루고만 있는 언니가 있고 난자냉동을 계획했다가 여러 부작용 얘기를 듣고는 고민중인 이 또한 있다. 나는 재작년 봄 난자냉동을 계획했다가 직전에 마음에 와 닿지 않아 취소했다. 내 엄마가 마흔한살에 날 초산으로 낳았는데 뭘. 내 동생은 마흔넷에 태어났단 말야.



우리가 공유하는 지점 하나는 남자와 2세가 굳이 별개라는 생각이고, 또 하나는 아이를 키우고 관계를 만들어가는 일이 아주 가치있다는 것. 그래서 우린 결혼하지 않은 상태로 아기를 혼자 만드는 시나리오에 대해 오래전부터 얘기를 해왔다. 당연히, 정자은행이나 대리모 이슈는 예전부터 우리사이에서 단골 주제였다. 물론 죽도록 사랑하는 남자와 그...
오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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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과 아름다움. 이 둘만이 중요한 삶을 살아가고 있다. 삶의 이유이자 내용이자 목적이다. 실은 이들이 나 뿐만 아니라 모든 인간을 살게 만드는 절대적인 두가지라 믿는다. 인간은 제 영혼 한 켠에 고귀한 자리를 품고 있는 존엄한 존재라고 또한 믿기 때문이다. 세상에서 가장 귀한 것들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 이 보이지 않는 자리들을 손에 만져지도록 구체적으로 탁월하게 설명해내는 일로 내 남은 삶은 살아질 예정이다. 부디 나의 이 삶이 어떤 경로로든 나와 마주하는 사람들의 삶을 조금이라도 더 살아있게 만들 수 있다면.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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