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시민, 투표 말고도 이렇게 정치에 참여할 수 있다 [처음 만나는 공화주의]
2024/02/05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헌법에서는 우리나라를 민주공화국이라 설명한다. 진정한 민주주의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공화’에 대한 개념이 중요하지만, 민주에 비해 공화를 다룬 글은 많지 않다. 우리에게 익숙하면서도 낯선 ‘공화‘. 창작그룹 ’성찰과성장‘은 [처음 만나는 공화주의] 연재를 통해 ’공화주의‘에 대해 쉽게 풀어보고자 한다.
민주적 공화주의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3가지 요소가 강조된다. ▲적극적인 시민 참여 ▲공동선을 추구하는 정치 ▲기본적인 물질적 보장을 통한 민주적 평등이 바로 그것이다. 이번 3편에서는 민주적 공화주의의 핵심 요소 중 하나인 ‘적극적인 시민 참여’에 대해 탐구해본다.
‘시민참여’라는 말이 익숙하면서도 낯설다. 시민참여는 주로 공공 영역에서 수행하는 사업, 정책, 행정 등에 시민이 참여하여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을 말하는데, 논의의 간결함을 위해 정치 영역에 맞춰 시민참여를 이야기해보자.
시민참여로 더 나은 공화주의 만들기
시민참여를 말할 때 항상 강조되는 것이 ‘시민의 덕성’이다. 이 개념은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에 기원을 두고 있다. 현대적 맥락에서 노무현 대통령이 이를 잘 표현했다. 그는 '민주주의의 최후의 보루는 깨어있는 시민들의 조직된 힘'이라며 시민의 힘을 강조했다. 개인의 이익을 넘어 사회 전체의 이익을 함께 추구하는 능동적인 시민이 민주주의라는 나무가 꿋꿋이 서 있을 수 있게 만드는 뿌리라는 뜻이다. 성찰과성장은 일상 속 실천에 방점을 찍어 ‘시민의 덕성’을 ‘정치적, 사회 문제에 대해 관심을 두고, 그 관심을 자신의 일상으로 연결해 적극 행동하고 실천하는 것’으로 정리해본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시민적 덕성’을 촉진하고, 이를 바탕으로 정치공동체의 공화적 역량을 향상할 수 있을까? 예상하듯 이 과정은 녹록지 않다. 시간도 많이 필요하...
개인적으로, 공화주의를 받아들이기 어려움 점은 너무나도 당위론적인(그렇다고 딱히 설득력있다고 생각되지도 않는) 전제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 전제는 이 글에서도 드러나는데, 우리가 "시민의 덕성을 함얌하고, 개인의 이익을 넘어 공동체에 기여해야 한다" 는 부
분입니다
그런데, 이 전제에는 다음과 같은 문제가 있습니다.
1. 덕성을 추구할 필요가 있는지 여부
덕성이 실제로 있는지 불분명하며, 있다고 하더라도 그 덕성을 개인이 지향할 필요가 있는지 의심스럽습니다. 덕성을 지향하는것이 개인에게 (가치론적인)이득이 아닐 수도 있기때문입니다.
가령, "절제"라고 불리는 것을 생각합시다. 아마도, 공화주의적인 관점에서 엄청난 부자가 사치품으로 과시하는 것은 "절제"라는 미덕측면에서 바람직하지 않다고 볼것입니다. 그런데, 개인의 관점에서는 절제하지 않고 자기과시 하는게 (자신의 만족감, 쾌락측면에서) 더 좋을 수 있습니다.
즉, 덕성 추구가 개인의 이득과 일치하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2. 덕성을 설정하는 주체
덕성을 설정하는 주체가 개인에게 있다면, 굳이 공화주의를 추구할 필요조차 없습니다. 왜냐하면, 덕성의 기준이 개인한테 있고 개인이 자유의지로 그 덕성을 충족하면 되는데, 왜 공동체 같은 불필요한 요소를 고려합니까?
3. 쾌락주의적 행복추구에 방해될 수 있음.
말씀하신 공동체에 대한 기여, 덕성 함양은 행복을 떨어트릴 개연성이 충분합니다. 가령, 덕성 함양을 위해 노력하는 것은 짜증나고 스트레스 받는 일이나, 그 시간에 쇼핑하는 것은 만족스럽습니다. 공동체의 문제에 공감하고 문제의식을 느끼는 것은 불안과 걱정을 산출하나, 혼자 게임하기는 즐겁습니다. 투표하러 투표장 가는 것은 귀찮지만, 낮잠자는 것은 편합니다.
즉, 말씀하신 것들의 추구가 어떻게 쾌락적인 행복을 산출하는지 의심스럽습니다. 만약, 인간이 쾌락을 추구하는 존재라면 (혹은 쾌락을 추구하고자 한다면) 공화주의 이념을 따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아 보입니다.
4. 당위론적인 문제
가능한 최선의 객관적인 관점(회의주의적 관점, 과학적 관점)에서 우리는 어떤 "당위"도 존재하지 않아보입니다. 그렇다면, 공동체에 기여해야할 당위도 기각됩니다.
결론적으로, 공화주의의 전제를 기각시킬 이유는 충분히 많아보입니다. 그런데, 공화주의를 전제를 채택할 이유는 없어보입니다.
또, 개인적으로도, 좋음과 옮음의 기준은 개인에게 있다고 생각합니다. 공동체는 단지 참고자료만 될 뿐이구요. 또, 개인은 개인의 (가치론적인 )이득을 위해 공동체와 타인을 활용하면 그만이지, 굳이 그것들에 기여할 필요는 없어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