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자'는 올인원 화장품을 사용한다?!(3)

실컷
실컷 · 알고보면 쓸모있는 신기한 문화비평
2023/04/08
 
화장품 개발과 마케팅에 과학자 이미지를 적극 이용하는 화장품 업체들(시장경제신문)
앞서 우리는 하나의 화장품 라인 속 다수의 제품들이 반드시 필요한 단계는 아니며, 기초 올인원 제품 또한 기초 화장품으로서 그 역할을 충분히 다할 수 있었음을 살펴보았다.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기초 올인원 제품들이 남성 고객 위주로 출시되었다는 점을 지적하기도 했는데, 그렇다면 반대로 Ⅲ장에서는 왜 필자를 포함한 대부분의 여성 고객들이 간단하면서-여러 제품을 사는 것에 비해 비교적 저렴할-올인원 기초 제품을 구매하지 않는지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화장품의 구매에는 브랜드 이미지, 가격대, 피부 상태 등 다양한 요인들이 영향을 끼치겠지만, 본 고에서는 다른 요인들보다도 브랜드의 ‘과학 마케팅’에 집중해보고자 한다. 

지난 편에서 화장품을 파는 가게들이 더 이상 물물교환의 현장만은 아니라고 말한 바 있다. 화장품 브랜드뿐만 아니라 화장품 또한 하나의 문화 콘텐츠로 기능하며, 특정 브랜드의 특정 화장품을 사용함으로써 그 제품과 브랜드가 가진 이미지를 소비한다는 맥락에서, 화장품을 사치 재화로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때문에 화장품 회사는 자신들만의 고유한 브랜드 이미지를 만들고 그것을 (잠재)고객들에게 주입시키려 노력한다. 이때 자주 사용되는 이미지 중 하나가 ‘과학자’ 이미지다. 

브랜드 전체가 이러한 ‘과학자’ 이미지를 이용하는 대표적 브랜드로는 키엘(Kiehls)과 클리니크(Clinique)가 있다. 특히 키엘에서는 매장 내부에 비커와 삼각 플라스크, 스포이트, 실린더 등 초등학교 과학 시간에 볼 법한 실험도구들을 배치하고, 역시나 과학실에서 볼 수 있는 해골모형을 세워둔다. 그리고 해골 모형에 뿔테 안경과 연구원 혹은 의사가 입을 법한 하얀 가운을 입혀 두기도 한다. 이 하얀 가운을 입은 것은 해골 모형뿐 아니라 매장 내 직원들도 포함된다.
...
얼룩패스
지금 가입하고
얼룩소의 모든 글을 만나보세요.
이미 회원이신가요? 로그인
익숙한 것을 오래 잘하며, 새로운 것을 배우기를 두려워하지 않고 살려고 합니다.
245
팔로워 533
팔로잉 4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