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민지 테크노크라트의 합목적적 행위 체계 - 김남천, 『사랑의 수족관』

강부원
강부원 인증된 계정 · 잡식성 인문학자
2024/01/12
김남천 소설 '<랑의 수족관> 등장인물이 본정 2정목(현 충무로 2가) 명치제과 2층에서 커피를 마시며 의논하고 있는 장면을 그린 삽화. 삽화가 정현웅 작품이다. (조선일보, 1939년 12월 8일자)
식민지 테크노크라트의 합목적적 행위 체계 - 김남천, 『사랑의 수족관』
   
김남천의『사랑의 수족관』은 1939년 8월 1일부터 1940년 3월 3일까지 『조선일보』에 연재된 뒤 그 해 11월 ‘인문사’에서 단행본으로 출간되었다. 작품을 출간한 인문사의「출판부 소식」에 따르면, 『사랑의 수족관』의 초판은 출간한지 보름 만에 매진이 되고, 재판 역시 같은 해 12월에 나왔으나 곧 다 팔릴 정도였다고 한다.『사랑의 수족관』은 “「재미」와 「교양」을 겸비한 고도의 인기소설”, “「재미」와 「윤리」를 함께 가춘 대중소설”이라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인기가 많았던 작품이었다.

각 인물들의 성격에 따라 은어, 부어, 열대어 등에 비유하고 그 활동 공간을 수족관으로 제시하고 있는 점은 흥미롭다. 고래로 비유되는 ‘이경희’의 아버지 ‘이신국’은 작은 물고기를 잡아 먹는 친일재벌 ‘대흥콘체른’의 회장이며, 칼치로 제시된 ‘송현도’는 자신보다 작은 물고기를 잡아먹으며 생존하는 기회주의자이고 열대어로 비유된 ‘은주부인’은 화려한 생활과 치장만을 아는 속물이다. 반면 은어로 비유된 ‘김광호’와 ‘이경희’는 그러한 인물들에 맞서는 형상으로 그려진다.

『사랑의 수족관』은 장편 분량이니 만큼 경장편에 해당하는 「길 우에서」보다 훨씬 복잡한 지평과 결을 가지고 있다. 근대성, 일상, 세태, 풍속, 연애, 직분, 교양, 윤리, 패션, 만주 등 원하는 주제어에 따라 층위와 범주가 다양한 분석틀이 개입될 여지가 있는 작품이다. 그렇다보니 이 소설과 관련된 연구는 최근에 상당히 많이 축적된 편이다. 

김남천이 『사랑의 수족관』을 통해 “다면적인 자기 성찰을 통해 파시즘을 비판”하는 것과 동시에 “통속소설을 통해 사...
강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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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신문과 오래된 잡지 읽기를 즐기며, 책과 영상을 가리지 않는 잡식성 인문학자입니다.학교와 광장을 구분하지 않고 학생들과 시민들을 만나오고 있습니다. 머리와 몸이 같은 속도로 움직이는 연구자이자 활동가로 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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