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이상한 사람들

토마토튀김
2024/08/04
1024510...
이 숫자가 뭘까 하루종일 곰곰 생각하다가 아이고, 우리 큰 아들 주민번호 뒷자리임을 기억해냈다. 
오십 살이 넘어가니 점점 기억이 희미해진다. 아까 편의점에 가서도 뭔가 진짜 웃긴 일이 생각나서 이거 글로 남겨 놔야지 했다가 돌아오는 길에 똑 까먹었다. 
자식이 네 명인데 세 명은 뒷자리 기억하고, 한 명은 기억 안 난다. 아마 점점 나이 먹으면서 내 주민번호도 희미해질 것이다. 
쉰한 살의 오늘은 또 여전히 노트북 앞에 앉으려고 안간힘만 쓰는 시간들이었다. 바로 잡념 없이 벌처럼 쏘듯 앉아 글을 쓰는 천재는 아닌 거지. 노트북 앞에 앉으려면 수많은 노동이 필요하다. 설거지를 하고, 빨래를 개고, 쓰레기 분리수거를 하고... 늘 개운하지 않은 작업들. 그리고 집중력마저 세월에 희석되어 이제는 하루에 열 씬도 밀어쓰지 못한다. 그래도 깊이가 생겼다고 믿고 싶다. 
나이가 이렇게 먹었는데, 아직도 크게 터지지 못한 작가. 
괜찮다. 이런 작가 나름대로 갈 길 있으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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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을 먹으며 글을 씁니다. 에세이집 <시나리오 쓰고 있네>, <아무 걱정 없이 오늘도 만두>, <어쩌다 태어났는데 엄마가 황서미>를 발간했습니다. 지금은 드라마와 영화 시나리오를 씁니다. 몰두하고 있습니다. 일 년 중 크리스마스를 제일 좋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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