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론은 인간이 본성적으로 이기적이고 무자비하다고 말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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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2/30

과학 이론으로서 자연선택은 역사적인 성공을 거뒀지만, 진화론이 인간사에 이용된 역사는 암울했다. 이를테면 다윈과 동시대에 ‘적자생존’이라는 표현을 처음 만든 것으로 유명한 허버트 스펜서는 진화론을 왜곡했다. 스펜서는 자연사에 바탕을 둔 생물학 이론으로서 진화론을 연구하지 않았다. 그에게 다윈주의는 자신의 정치적 사상을 과학적 언어의 권위를 빌려 널리 홍보할 새로운 수단이었다.

그렇기에 적자생존이라는 슬로건은 자유방임적 자본주의부터 우생학, 인종차별주의에 이르는 정책들을 정당화하는 근거로 이용됐다. 스펜서의 사회적 다윈주의는 이런 정책들이 “유약한 이들을 제거하여 세상을 정화하고 강한 이들을 위한 공간을 마련하는 자연의 온전한 노력”이라며 약자들을 억압하는 것을 허용했다. 스펜서는 편안한 안락의자에 앉아 과학적으로 정교한 다윈주의를 권력자들의 철학으로 바꿨다.

안락의자에 앉아 사색 중인 사회적 다윈주의의 주창자 허버트 스펜서의 초상화. 출처: wikipedia


다윈주의는 자기 점검이 필요하다

사회적 다윈주의의 사례는 우리에게 경고한다. 다윈주의를 알리기에 앞서 스스로를 점검해야 한다고. 물론 어느 과학에서든 실수는 불가피하다. 하지만 이데올로기적 시각에 관해서는 절대 과신해서는 안 된다.

다윈주의가 인류 조건에 관한 암울한 주장을 정당화하는 데 동원될 때는 특히 더 주의해야 한다. 사람들은 그러한 주장을 잘 경계하지 않는다. 진화에 관한 여러 유명한 글이 인간 본성에 관해 냉소적인 주장을 담고 있는데, 이는 진화 용어를 무분별하게 적용한 경우가 많다. 그중 가장 자주 인용되는 글 중 하나가 리처드 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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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재에 비추어 보았을 때, 우리의 과학은 아직 원시적이고 유치한 수전에 머물러 있다. 하지만 그것은 우리가 가진 것 중에서 가장 소중한 보물이기도 하다." -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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