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불균형 사회(2) : 멤버십 제도의 폐해

박하
박하 인증된 계정 · 배낭여행자
2022/12/30



종종 여행지에서 영화를 본다. 태국 치앙마이에서는 <브로커>를 봤고 몽골 울란바토르에서는 <헤어질 결심>을 봤다. 한국에 잠시 들어와 벼르던 영화를 보러 CGV에 갔는데 티켓 가격에 놀라고 말았다. 물가야 나라마다 다른 법이니 상대적 저렴함은 별 수 없으나 시급을 기준으로 생각해 대입시켜보더라도 한국의 영화 가격은 터무니없이 높았다. 이 이야기를 토로했더니 친구는 어느 통신사를 쓰냐며 멤버십 할인을 이야기했다. 알뜰폰을 한국 번호로 사용하는 나에게 해당되는 혜택은 없었다.

멤버십은 실생활에 다양하게 적용된다. 영화관도 그렇지만 주유소, 편의점 또한 그렇다. 프랜차이즈 식당은 말할 것도 없고. 다른 나라에서도 종종 그런 경우를 보는데, 회원 가입을 유도하는 방식이야 그렇다치더라도 회원이 되기 위해서는 통신사를 낀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니까 통신이 개인의 소비에 따른 할인폭을 쥐고 있는 셈이다. 이게 무슨 의미를 갖느냐면 ‘제값’을 치르기 위한 과정에 통신사가 개입하여 별도의 이윤을 취하는 셈이다. 사실 기업이야 잃을 것은 없다. 애초에 이윤을 남기려 책정된 가격에서 값을 더 올린 뒤, 소위 ‘아는 사람만 아는’ 할인을 매개로 통신사와 추가 수익 구조를 나눠 갖게 되니까. 기업들의 이윤이 높아진거다.

몽골, 울란바토르 (2022)

우리는 정말 그들과 한 배에 탄걸까?

일련의 과정이 하나 더 생긴 뒤 소비구조에는 장애가 생기기 시작했다. 소비자가 알아서 찾아먹지 않으면 눈 뜨고 코 베인 듯 더 많은 지출을 해야 하게끔 구조가 변화했고 공룡기업들은 너도 나도 참여해 멤버십을 공유하며 서로가 똘똘 뭉쳐 독과점에 가까운 행보를 걷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지출을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하여 울며 겨자먹기로 해당 기업을 이용한다. 요식업을 필두로 문화 예술에 이르기까지 모든 소규모, 개인 사업장은 경쟁에서 밀리기 시작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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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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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곳 저 곳을 떠돌며 살고 있습니다. 아직 어느 곳에도 주소지가 없습니다. <아무렇지 않으려는 마음>, <워크 앤 프리> 두 권의 책을 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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