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아하게 내 의견 전달하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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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ookso 큐레이션 인증된 계정 · 지금 읽어야 할 콘텐츠를 골라드립니다
2022/10/13
출처: alookso
노이즈로 가득한 세상에서 우리의 목소리를 어떻게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을까요? 각종 플랫폼으로 개인의 목소리를 널리 퍼뜨릴 기회가 많아졌습니다. 세상에 쏟아지는 많은 목소리 중 나의 목소리에 힘을 실을 방법엔 무엇이 있을까요? 꼭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을 때, 갈등 상황에 부닥쳤을 때, 내 목소리에 힘을 실어줄 방법을 다양한 방면에서 고민한 콘텐츠를 모았습니다.


생각을 정교하게, 설득은 똑똑하게

출처: 예스24
어거스트에서 “어떻게 하면 잘 설득할 수 있을까요?”라는 제목으로 나온 기사입니다. 와튼 스쿨의 조직심리학 교수 애덤 그랜트가 쓴 책 <싱크 어게인>을 소개하며 그 핵심 내용을 짚었는데요. 필자는 일단 자신의 목소리를 잘 내기 위해서는 합리적인 근거를 들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어요. 그리고 합리적인 근거는 ‘과학자처럼 생각하기’에서 나온다고 책의 저자가 얘기하죠. 과학자처럼 생각하는 것은 가설을 세우고 실험하고 그 결과를 받아들이는 과정이에요. 내가 틀릴 수도 있다는 것을 적극적으로 생각하며 새로 배운 것에 따라 우리의 생각을 수정하는 과정이죠.

과학적 사고 과정을 거치며 나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합리적인 근거를 준비했다면 다음으로는 전략적으로 설득하는 방법을 살펴볼 차례인데요. 저자는 첫 번째로 상대방과 내가 동의하는 곳에서부터 이야기를 시작하라고 조언합니다. 동의하는 것부터 이야기하면서 상대와 나의 심리적 거리를 최대한 좁힐 수 있죠. 두 번째로는 여러 개의 근거보다는 적은 수의 강력한 근거를 제시하는 게 좋다고 합니다. 여러개의 근거를 제시하면 상대방의 주의는 분산되고 내가 전달하려는 메시지의 힘이 약해지죠. 마지막으로 저자는 강력하게 주장하는 게 아니라 진심을 담아 질문하라고 합니다. 상대의 의견을 바꿔 이기고 싶은 마음으로 강력하게 주장하면 상대방의 반감을 살 수 있죠. 상대를 이기는 것이 아니라 공동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 설득하는 것으로 생각하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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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제하고 단순하게 얘기하기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샬럿 브론테의 소설 <제인 에어>에서 나온 이야기입니다. 주인공 제인은 독서를 통해 배운 말로 저항했습니다. 제인은 열 살의 나이에 <영국 조류사>라는 책을 읽습니다. 저자 샬럿 브론테는 제인의 독서가 ‘지금 이곳’을 벗어난 ‘저 너머의 세계’로 가게 해주는 행위임을 설명했습니다. 이내 제인의 독서와 상상은 외사촌 오빠 존 리드에게 방해받습니다. 제인은 참았던 분노를 터뜨리며 “이 사악하고 잔인한 놈아! 넌 살인자 같아, 넌 노예 감독 같아, 넌 로마 황제 같아!”라고 소리치죠. 이 말 표현들은 제인의 독서에서 얻은 것들이었습니다. 제인은 독서를 통해 얻은 말 표현으로 차별과 괴롭힘, 폭력에 저항했죠.

두 번째로 제인은 말하기 전략을 새롭게 습득합니다. 제인은 처음엔 분노를 터뜨려 말을 퍼부었다는 것만으로도 승리감을 맛보았지만, 그 대가를 치러야 했습니다. 제인이 느낀 승리감은 순간적인 것이었고 승리감은 곧 “고통스러운 후회와 오싹한 반응”으로 이어졌습니다. 폭발하듯이 감정을 터뜨리는 제인의 말하기 방식은 ‘화를 잘 내는 거친 아이’라는 반응만 끌어냈죠. 말의 내용보다는 화를 낸다는 것에 초점이 간 것입니다.

이후 제인은 로우드 학교에서 친구 헬렌 번즈와 템플 선생님을 만난 후 좀 더 성숙한 말하기 전략을 배웁니다. 제인은 헬렌에게 자신이 당한 억울한 일을 감정적으로 쏟아냈고 헬렌은 제인의 이야기를 끝까지 들으면서도 감정적으로 격양되지 않고 차분한 태도를 유지했죠. 이러한 헬렌의 태도에 영향을 받은 제인은 나중에 템플 선생님께 자신의 억울함을 해명할 때도 차분히 말하기 전략을 택합니다. 제인은 “마구 화를 내서는 안 된다는 헬렌의 경고를 명심하고 평소의 원망과 괴로움은 훨씬 줄여서 이야기했다. 이렇게 절제하고 단순하게 이야기하자 내 이야기가 더 신뢰할 만했다”라고 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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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위의 역할을 알고 사용하기

시위 진압용 헬멧을 착용한 경찰, 버클리대학교, 2017년. 출처: <뉴필로소퍼> 13호, 사진:팩스 게슨
과학적 사고로 합리적인 근거를 제시하고, 절제된 소통으로 설득을 시도했는데도 실패했다면 어떻게 해야할까요? 사람들은 마지막 수단으로 거리에 나가 시위를 합니다. 토마스 E. 힐 주니어는 지난 1979년 시위의 역할에 관한 본질적인 질문을 던졌습니다. “이성적으로 시위를 통해 불의가 종식된다고 기대할 수 없을 때도, 사람들은 왜 심각한 불의에 맞서 시위를 벌이는가? 더 나아가 시위 참가를 이유로 해를 입을 수 있는데도 사람들은 왜 시위를 벌이는가?”라는 질문이었죠. 힐은 질문에 대한 답으로 우리는 불의를 끊어내기 위해 시위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예를 들어 성차별적 정책에 반대하는 사람은 시위의 결과를 예상할 수 없는 상황에서도 시위에 나감으로써 본인은 성차별적이고 여성 혐오적인 무리와는 무관하다는 점을 분명히 할 수 있습니다. 또한 불의와 선을 긋는 동시에 불의의 희생자들과 관계 맺고 연대할 수 있습니다.

더 나아가 20세기 시민운동가이자 사회학자 W. E. B. 두 보이스는 시위를 통해 시위대의 자존감을 지킬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수십 년 후 버나드 박슬 또한 시위가 스스로를 존중하는 하나의 방식이라는 의견을 덧붙였습니다. 사람들은 자존감을 잃고 싶지 않아 하며 자존감을 증명하고 싶어 하는데 시위가 자존감을 지키고 증명하는 하나의 무대가 된다는 겁니다.

마지막으로 시위함으로써 ‘마지막 목소리’를 낼 수 있습니다. 토비 셸비는 불순한 방식의 저항운동가들에 대해 설명했습니다. 불순한 방식의 시위에서는 정치권에 개선을 요구할 필요 없이 순전히 의사를 전달하면 된다고 했죠. 시위대의 정치적 비방은 시위대가 목소리를 높여 권력자들을 비난하고 반격하는 방식인데요. 이는 정치적 표현의 일종이며 이런 방식으로 핍박받는 사람들과의 연대를 공개적으로 드러내죠. 정부에 불복하는 태도를 드러냄으로써 정부에 대한 지지를 철회하는 방식이기도 하고요. 이런 시위의 영향력은 정치권력자들이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고 주장했습니다. 정치권의 반응을 끌어내는 것 이상의 명분이 있다는 말이죠. 이렇게 결국 시위대가 마지막 목소리를 내게 됩니다.

“시위에 명분이 있으면 불의는 최종 발언권을 얻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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