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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은 · 15년차 집돌이
2023/02/18
1. 운전하는 '김여사'의 생존법


국민의 50%는 여성

세상의 절반은 여성입니다. 그런데 전체 주차 시설의 10% 정도를 차지하는 여성 주차 '우선' 구역이 부당하다고 이야기합니다. 전용도 아니고 '우선'인데 말이죠. 신규 차량 3-4대 중 1대는 여성 운전자의 차량입니다. 돌봄에 가장 적극적인 40대 여성의 구매력이 제일 좋다고 하네요. 인구가 계속 줄고 있으니 언젠가는 전체 운전자의 수가 줄어들겠지만 생존력이 강한 여성 운전자의 수는 꾸준히 늘어날 수 있습니다. 도로에 여성의 차량이 지금보다 더 많아지면 그때는 성별에 관계없이 평등한 운전 환경이 만들어질 것이고 10%의 여성 주차 '우선' 구역이 존재할 이유가 사라질 것 같아요. 

남성만 운전을 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2018년부터 여성이 운전하기 시작한 사우디아라비아를 생각해 보면 그리 먼 과거는 아닐지도 모르겠어요. 여성이 운전을 시작했고 여성 운전자의 수는 점점 증가하고 있는데 우리는 여성이 운전자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상황을 전혀 상상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9명의 여성 대법관이면 충분하다'라고 말했던 긴즈버그 대법관을 흉내 내며 단락을 마무리하겠습니다. '모든 운전자가 여성이면 충분하니 이제는 여성 우선 주차 구역을 없애도 되겠어요~'

임신

남초 집단에서 근무하던 친구가 있었습니다. 임신을 했고 대부분의 한국 여성들이 그러하듯 양수가 터지기 전까지 일을 했습니다. 회사에서는 임신한 여성들을 배려하기 위해 특별한 색의 사원증을 제작했습니다. 모든 임신한 여성들은 강렬한 분홍색 사원증을 목에 걸어야 했죠. 핑크색 사원증 인간들은 안전과 건강을 이유로 많은 주요 업무에서 배제되었습니다. 낮잠이 허용되었지만 인사고과 근태 점수도 함께 나빠졌습니다. 이런 식으로 분홍색 사원증 인간들은 '배려'받았지만 주차장에서는 그렇지 못했습니다.

한국 여성의 평균 신장보다 많이 작은 친구는 임신 8개월이 되자 체중이 20킬로그램 이상 증가했습니다. 하지만 일반 주차공간보다 넓고 승하차가 편리한 장애인 주차 구역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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