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행을 다스리는 법
2022/03/21
불행이라는 물 냄새
불행에서는 물 비린내가 난다.
시원하게 쏟아지는 한여름 장맛비의 상쾌한 물 냄새 말고,
비 온 뒤 구질구질하게 남아 작은 웅덩이에 고인채로 씨커멓게 죽어버린 물. 그런 물의 비린내.
아주 우울한 날에는 그런 구정물 속에 아주 잠겨버린 것 같다.
숨을 들이쉴 때마다 맑고 깨끗한 공기가 아니라
울컥울컥 그 더러운 구정물이 코로, 입으로 사정없이 들이치는 것 같다.
그렇지만 그런 불행도 영원한 것은 아니어서,
그냥 내버려두면 어디론가 씻겨 가버린다.
예상치 못하게 쫄딱 젖어 절망하더라도,
볕 좋은 날에 보송하게 말리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