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이라 얼마나 좋아요” VS “아들이라 참 불쌍하오”

유한
유한 · 우리 제대로 가고 있는 거 맞지요?
2022/03/16
안녕하세요. 처음 인사드립니다. 
호랑이 같은 두 아들을 키우고 있는 아빠입니다. 오늘은 한 두 달 전 즈음에 있었던 에피소드에 대해 얘기하고자 합니다.

요즘 시국이 이러니 평소 아이들과 어디 함께 다니기가 참 어렵습니다. 겨울엔 추워서 실내로 가야 하는데 실내가 아무래도 좀 조심스럽다 보니 춥거나 비바람이 심한 날은 외출하기가 참 어렵습니다. 그래서 집에서 버티고 있다가 더는 안 되겠다 싶어 아내와 아이들을 데리고 동네 큰 마트에 놀러 갔습니다. 그곳은 장난감도 팔고 요즘 유행하는 포켓몬 대결 게임도 있어서 아이들이 참 좋아합니다. 점심도 먹고 차도 마시고 한 두어 시간 놀다가 택시를 타고 집으로 오는데 여성 택시기사님께서 한참을 제 가족을 보시더니 말을 건네십니다. “아이고 아들만 둘이니 얼마나 좋아요. 우리 집안은 죄다 딸만있어서 원….” 제 아내가 요즘 시대에 아들딸 구분이 무슨 의미가 있냐며 오히려 딸이 더 좋다는 얘기들을 많이 하신다며위로(?)의 말을 건네니 ”그렇긴 한데 그래도 아들이 있어야지요. 얼마나 든든하고 좋아요” 하며 대답하시는 말씀엔 부러움과 아쉬움이 잔뜩 베어져 있었습니다.

감사하다는 인사와 함께 택시에서 내려 엘리베이터를 타는데 아내는 계속 무언가를 생각하고 있었는지“요즘에도 저런 분들이 있네…. 자신도 여성이면서…”하며 이해가 안 된다는 듯이 불쑥 말을 꺼냅니다. 그런데 저는 한편으론 이해가 되었습니다. 아들딸 분별의 문제가 아닌 소위 갖고 싶으나 갖지 못한 자의 마음을요. 저희야 어쩌다 보니(?) 아들 둘과 인연이 있었기에 아들을 부러워 하시는 분들의 마음을 쉽게헤아릴 수 없겠지요.

그리고 몇 주가 흘러 눈이 제법 많이 왔습니다. 눈 오는 날 아시죠? 아이들은 그야말로 초 흥분상태입니다. 감기에 걸려외출을 못 하게 되는 날이면 어쩔 수 없이 밖에 눈이 왔다는 사실을 숨기기도 합니다. 사실 40대인 저도 신나는데(동심인거죠?) 아이들은 오죽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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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면서 답을 찾아다 싶으면 또 답이 아닌 것 같고 답이 아니다 싶어 덮어두었다가 나중에 보니 결국 그게 해답이었음을 종종 알게 됩니다. 사람이란 결국 혼자 살아갈 수 없는 존재이기에 이 세상에서 인연 맺은 많은 이웃들과 소통하며 살아 보려고 합니다. 잠시 실례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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