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적대상화가 들어간 문화콘텐츠는 유통되면 안 되는가?
2023/03/04
록 음악엔 '데스 메탈'이라는 장르가 있다. 좀 난폭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사운드도 사운드지만 데스메탈이 다루는 주제와 가사 때문이다.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많은 경우 데스메탈은 폭력, 섹스, 마약, 죽음 등을 다룬다. 그래서 한 때는 심지어 검찰이 나서서 단속을 한다는 발표를 하기도 했고 이에 대한 찬반논쟁이 벌어지기도 했다. 90년대의 일이다.
세계적인 문화콘텐츠 강국이 되어버린 2023년 대한민국에선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라고 말하고 싶지만 최근 몇년 간의 대한민국도 창작하기에 다소 피곤한 사회이긴 했다. 예스컷 캠페인 부터 특정 만화가 퇴출 시위까지, 작가와 작품에 대한 비평을 넘어 규제에 대한 관점으로 접근하려는 움직임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나는 문화창작물을 다룰 때 정치적 올바름을 기준으로 도덕적 심판을 하려는 태도를 경계한다. 누군가 이상한 작품도 좀 쓸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 자체를 무슨 범죄 취급하려드는 건 곤란하다. 작품의 내용과 함의를 '비평'하고 시장에서 '평가'받게 해야하는 것이지, 동의할 수 없는 작품을 쓴 작가에 대해 '심판'하고 '규제'하려 들어선 안 된다고 본다. 또 작품을 감상하고 평가할 수 있는 기준이 PC만 있는 것도 아니다. 우선 그 점을 분명히 밝히면서 이야기를 시작해보자.
최근 국민의힘의 청년최고위원 후보란 사람이 과거 '묘재'라는 필명으로 썼던 웹소설 문제로 논란이 되었다. 연예인 실명을 걸거나 특정해서 성적인 묘사를 한 게 문제였다. 비판을 받자 묘재는 다음과 같이 반론했다.
과거 데스메탈 뮤지션들도 자신들을 비난하는 평론가들에게 비슷한 반론을 했다. "내 음악을 갖고 나를 욕하는 사람들에게 묻고 싶다. 왜 사람이 죽는 장면을 영화에 담는 감독들은 그대로 두는가?"
내 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