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해발 700미터

진영
진영 · 해발 700미터에 삽니다
2024/03/29
차를 타고 출발하자마자 창문에 뭔가가 부딪힌다. 타닥타닥!!
하얀 작은 알갱이들이 소리를 내며 창문에 부딪히고 바로 사방으로 튕겨져 나간다. 우박이다.  얼음알갱이가 작지도 않다. 제법 크다.
이건 또 무슨 날씨지?
어제까지 비가 지겹도록 왔고 오늘은 이제사 비가 그쳤나 했더니 온통 뿌연 황사에 휩싸여 있었다. 그것도 모자라 우박이 퍼붓다니 정말 해도해도 너무 한 날씨아닌가.

"산 밑에 내려 가면 비가 올지도 몰라"

내 짐작은 적중했다. 산을 벗어나자 우박은 사라지고  빗방울이 창을 두드렸다.
우리가 참 높은데 사는구나. 실감이 나는 순간이었다. 눈이 즐겨 찾아오고  가 끔 우박도 들러 주는 곳. 해발 700미터. 우리 집이다.
고기압과 저기압이 만나는 높이어서 기압이 안정되어 사람 살기 가장 적합한 높이라는데 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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